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스테인리스 시장의 가격약세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니켈가격의 약세와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수요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에 부채질하고 있는 원인들은 더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산 저가오퍼 공세와 국내 메이커들의 지속적인 가격할인 경쟁이 빚어낸 참사다. 수요는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은 수입대로 증가하고 국내 메이커들의 공급 역시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시장에 더욱 큰 체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월말 월초만 되면 전월 마감단가가 어떻게 되는지에 시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판매부진 상황에서 재고회전과 자금회전 등의 이유로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할인받은 가격은 얼마 가지 않아 시중에 세어나오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다운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수요가들 역시 이를 빌미로 코일센터나 메이커들에게 가격을 더 할인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년 간 스테인리스 열연을 소재로 사용하는 냉연업체들과 배관재업체들의 수입이 본격화된 점도 간과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해외에서 열연소재 매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냉연과 이형재 등 다양한 스테인리스 제품군을 패키지로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파급력을 갖기 시작했다.

냉연사의 경우 일부 열연소재를 시중에 유통하기도 하고, 냉연제품을 수입하여 자사 대리점들에게 이원화된 가격으로 공급하거나 다른 판매경로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수입업계에 강력한 위협군으로 떠올랐다. 2010년대에 포스코산 제품이 전 세계 최저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더라면 2014년 이후 그 타이틀은 냉연사 제품으로 옮겨갔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메이커들 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자신의 제품 가격을 낮게 제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타 업체가 먼저 할인을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환율 문제 등으로 국내 제품보다 수입재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저가수입재가 시장에 활개를 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국내 메이커들 간의 내수 할인경쟁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이것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커마다 단순히 양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 점유를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내 유통시장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근본 원인이 메이커들의 협력 및 공조체제 붕괴와 공급량 조절 실패 때문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취약해질대로 취약해진 시장에서 모두의 골병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메이커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등이 지속된다면 스테인리스 시장의 개선도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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