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계가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의 공개 품질검증을 제안했다.” 수입산 봉형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승부수다. 각자의 절박한 설득력을 앞세운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객관적인 판단은 중요해졌다. 바람직한 공론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반격에 나선 수입업계의 견해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가 출범하게 된 배경과 취지는 무엇인가

A> 규모의 성장을 지속해온 봉형강(철근,형강) 수입업계를 아우를 마땅한 단체가 없었던 이유가 컸습니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계기는 수입산 철근 등 봉형강 시장에 대한 무책임한 왜곡과 폄하 시각으로 몰아가는 현실입니다.

최근 들어 중국산 철근을 겨냥한 무분별한 언론 플레이가 난무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국산’이라는 막연한 후진적 이미지를 악용해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이죠. 또한 이미 다양한 형태로 법제화된 ‘원산지표시의무화’를 입법추진 하는 등 수입산 봉형강 제품에 대한 편견을 유도하는 문제가 쟁점화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봉형강 수입업계는 ‘더 이상 왜곡의 문제를 인내하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모으게 됐습니다. 사실을 호도하는 공격적인 쟁점에 적극 대응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촉구하기 위해 협회를 출범하게 됐습니다.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 최현석 회장(서주엔터프라이즈 대표)
▲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 최현석 회장(서주엔터프라이즈 대표)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는 국내 주요 봉형강 수입업체 30여개사가 회원사로 가입한 상태입니다. 수입산 봉형강 제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이끌고, 업계 스스로 엄격한 품질관리·감독의 뜻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향후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입품이 발견된다면, 업계의 이미지 저하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를 공표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내산보다 우수한 제품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최근 수입산 철근을 겨냥한 언론 광고나 보도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A> 왜곡된 사실의 일반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극히 일부의 사례를 수입산 철근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수입업계는 지난해 국내산 철근의 롤마크를 도용한 위조제품이 반입되었을 때도, 먼저 나서 적발하고 발본색원 했습니다. 불량제품의 유입은 수입업계에도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합니다. 수입업계 스스로 불량제품의 유입을 엄중히 차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합리성의 문제도 큽니다. 국가가 정한 KS의 규격을 엄격히 지켜 들어오는 수입산 철근의 사용 자체가 나쁘다 말할 순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입산 철근을 사용한 건설사들의 실명을 공개해 ‘망신주기’식의 홍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심지어 거론됐던 건설사들의 상당수는 일본산 철근을 사용했음에도, 중국산 철근을 사용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했습니다. 수입산=중국산=저급·불량의 이미지를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왜곡된 사실을 부각시켜 놓고, 그 근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번에 KS규정에 불일치하는 문제점이 노출된 제품 중 국내산 제품도 있었다는 점이 축소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산이냐 수입산이냐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품질수준을 기준으로 공급처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가 주력할 활동은 무엇인가

A>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수입산 봉형강 제품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평가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국내산 철근과 마찬가지로 수입산 철근 역시 ‘건설기술진흥법’과 ‘KS규정’에 따라 제품에 직접 원산지 등 제품정보를 새기는 롤마크를 비롯해, 최소 번들에 부착되는 태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무화된 제품정보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대외무역법’에 따라 원산지표시제도가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그 처벌규정도 무겁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발생된 일련의 과정들은 수입산 철근을 타깃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자 하는 의도를 감추기 어렵습니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철근을 만드는 철스크랩이나 상당부분 중국산 빌릿을 수입해 만들어지는 국내산 철근의 원료 원산지 표시 역시 의무화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겠습니까.

수입산 봉형강 제품의 안정적인 품질을 관리·감독 하는 것도 협회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주요 봉형강 수입업체가 주축이 된 협회가 나서, 철광석을 원료로 하는 중국의 대형 고로업체를 엄선해 수입대상으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혹시라도 품질문제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마이너 업체들을 퇴출시켜 수입산 봉형강 제품의 신뢰를 높이는 것입니다. 마이너 업체들을 퇴출시키기 위해서 협회는 지금보다 강력한 수단을 사용해 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당장의 신뢰도 중요합니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철근은 국내산과 동일한 기준의 KS규정에 맞춰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의 공개 품질검증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중국산 철근의 품질이 국내산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품질검증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이를 널리 알려 나갈 계획입니다.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검증기관을 통해 동등한 조건에서 품질을 비교해 시장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죠. 당당하다면 국내산 철근도 공개 검증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산 철근이 내세우던 품질우위의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Q>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봉형강 수입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A> 이례적인 호황을 맞은 철근, 반덤핑이 현실화된 H형강 등 봉형강 수입시장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호황으로 돌아선 철근 시장은 신규 공급처들이 뛰어들면서 난감한 공급증가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이 때문에 ‘풍요 속의 빈곤’ 같은 적자판매의 상황까지 연출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수입업계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 최현석 회장(서주엔터프라이즈 대표)
▲ 한국수입봉형강품질관리협회 최현석 회장(서주엔터프라이즈 대표)

철근 수요의 호조가 한정적일 것은 분명합니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공급 역시 시장흐름에 따라 자연히 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수입업계는 중국의 주요 수출업체들을 설득해 수출량을 적정량으로 조절하는 자율규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H형강 시장의 경우는 반덤핑 이슈로 왜곡됐던 거래의 부담이 여전합니다. 반대로, H형강 수입시장이 안정화되는 큰 계기를 맞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반덤핑의 시행으로 거래규모가 제한되면서 수입산 H형강의 품질과 안정적인 거래의 신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국내산과 수입산 시장이 공존과 상생을 생각할 순 없겠는가

A> 공존과 상생의 출발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일 것입니다. 시장의 요구를 무시한 채, 수입의 역할을 부정하기만 한다면 상생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바람직한 상생의 방향은 ‘최적화된 역할 분담’일 것입니다. 국내산 봉형강 공급처(메이커,유통)들은 수요처의 편의나 맞춤공급 등의 강점을 최대한 늘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통해 수요처들이 국내산 철근이나 형강을 썼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분명히 느끼게 해야 할 것입니다.

수입산은 안정적인 품질을 전제로 가격경쟁력을 선호하는 수요처들의 요구를 맞추는 것입니다. 또한 국내 메이커들은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입산과의 가격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기반으로 각자 최적화된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 건전한 역할분담과 경쟁이 바람직한 상생의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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