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아마 10년도 더 된 사건으로 기억된다. 포스코에 직접적으로 출입하지는 않았지만 담당하던 제품 때문에 그럭저럭 포스코를 비롯해 관련 철강업체의 다양한 취재원들와 연락을 이어가던 시기였다.

포스코를 제외한 대형 철강업체는 물론 중소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포스코가 이번에 얼마의 가격 인상을 실시하는지 과연 %의 임금인상을 실시하기로 했는지 문의하는 취재원들이 많았다.

심지어 기자에게 포스코의 임금인상률을 문의했던 한 유통업체는 당시 상당 수준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임금인상률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는 성과급이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인상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다른 보상 수단을 통해 이를 대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그저 단순히 임금인상률 하나만 갖고 “포스코도 이정도 밖에 못올리는데 어떻게 그보다 높게 인상할 수 있느냐?”면서 직원들에게 설득했던 것이다.

가격결정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스코의 가격 조정폭은 다른 동종제품 생산업체는 물론 하공정 제품 생산업체들의 가격 인상폭의 기준이 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은 지금도 대부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야 현대제철이 등장하면서 국내 열연강판을 비롯해 주요 철강산업 가격 정책에 포스코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전만큼 직접적으로 “포스코는 얼마래?”라는 질문을 하지는 않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의 가격 정책이 후방 업체들의 수익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은 여전해 보인다.

특히 최근 대형 수요처들과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대형 철강업체들의 가격 조정폭에 따라 관련 후방 제조 및 부품 가공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들에게 무조건 높은 폭으로 인상하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가격을 넘어서 국내 철강업계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은 상기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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