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최근 들어 포스코와 스테인리스 냉연사들의 협력관계 구축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발 가격상승에 따른 냉연사들의 6월적 원소재 매입 문제가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등에서 열연 소재 매입을 상당량 해왔던 냉연사들은 특히 6월적 해외 계약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포스코에 내수 물량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가격상승이 불가피했던 국면에서 냉연사들의 이런 요청을 모른척하지 않고 과거의 관행과 갈등관계를 내려놓고 내수산업의 발전과 상생협력 관계란 큰 틀에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의 롤배정 계획은 이미 어느 정도 짜여진 상태로 사실상 내수 물량 확대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해외 스테인리스 투자사들의 안정적인 물량공급은 물론이고 최근 원달러 환율 강세장 전환으로 수출물량 확대가 포스코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제철의 평월 포스코 매입량과 비교했을 때 두배 이상으로 물량공급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에서 냉연사들의 요청에 적극적인 대응을 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제철의 경우 6월적 열연소재 전량을 포스코에서 매입하진 못 했지만 소재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의 아찔한 상황의 고비는 넘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까지는 수급의 불균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포스코와 냉연사의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스테인리스 메이커들의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 관계는 지난 2009년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냉연 연연속설비의 가동 이후 본격화됐다.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시장에서 2010년부터 포스코의 냉연 생산과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특히 광폭 생산업체였던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제철의 경우 심기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포스코에서 스테인리스 열연 원소재를 매입해왔던 이들 업체들에게 향후 스테인리스 냉연을 두고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와의 거래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원재매입을 하는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6년여간 포스코와 광폭 중심의 냉연사들의 갈등 관계는 지속되어왔다. 포스코는 두 업체의 열연소재 매입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듦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 인수와 확대에 나서면서 스테인리스 열연의 수출비중은 70% 이상이 됐으며, 국내 스테인리스 열연 수입 점유율 역시 70% 이상이 넘는 비효율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열연 수입의 경우 두 냉연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으며, 해외에서 이 두 업체의 바잉파워는 상당히 높기도 했다.

열연소재 매입을 두고도 포스코와 스테인리스 냉연사들의 갈등관계가 이어진 것 뿐만 아니라, 지난 6년여간 스테인리스 냉연 유통시장에서도 가격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서로 치고받는 경쟁구도가 치열하게 형성되어 왔다. 지난해까지도 메이커들과 주요 유통을 포함해서 최저가 가격논란과 냉연사들의 냉연 수입상품 판매 등에 따른 논란 등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경쟁구도는 시장에서 업계의 수익성 확보와 시장점유율을 확대 혹은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시장상황에 대한 소통과 냉연 시장에서의 수입방어를 통한 시장점유 개선과 협력관계 구축 등에 대한 논의가 뒷받침된다면 상황은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물론 냉연시장에서 수입상품 판매, 헤어라인 등 연마재 가격문제 등 여전히 풀려야 할 숙제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건을 계기로 메이커들 간의 소통이 늘어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들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보게 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