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 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8월을 떠들썩하게 했던 중국 태강강철 철근이 희미해져가고 있다. 또 한 번 KS 진위 논란을 일으켰던 태강강철 철근은 8월 시장 어딘가로 흩어졌다.

태강강철 철근은 KS 제품일까. 비(非)KS 제품일까. 가장 중요한 의문의 답을 아직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허를 찔렀던 태강강철 철근 수입에 놀라고, 안일했던 관련기관의 엇박자에 크게 실망했을 뿐이다.

논란이 됐던 태강강철 철근 문제를 되짚어 보자. 지난해 10월 품질결함으로 KS가 취소됐던 태강강철 철근이 당당히 KS 마크를 찍어 8월 초 인천항에 내려졌다. 그 사실 만으로도 모두가 경악했지만, 더 놀란 일은 ‘관련법과 규정상 정당하다’는 한국표준협회의 입장이었다. 태강강철이 신장달강철(태강강철 관계사)의 KS 인증을 양수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철근 시장은 상식을 넘어선 표준협회 입장에 크게 흥분했다. 신뢰의 기준으로 여겨왔던 한국산업표준(KS), 이를 규정한 산업표준화법이 이해하기 힘들 만큼 치명적인 맹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두 번 울린 것은 산업통상자원부(국가기술표준원)였다. 태강강철 철근 관련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산자부는 “KS인증은 한국산업표준(KS)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공장에 주는 인증제도"라며 "태강강철이 신장달강철을 인수했다 해도, KS인증이 취소된 태강강철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KS 제품이 아니다”고 밝혔다.

법과 규정상 문제가 없다며 ‘KS제품인증서’까지 정식 발급해줬던 표준협회와 정반대의 입장이었다. 심지어 표준협회는 ‘KS제품인증서의 태강강철 주소지에서 생산된 철근만 KS 제품으로 인정 된다’고 설명하기까지 했다. 관련 기관들의 상충된 해석과 입장에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다.

태강강철 철근을 KS 제품이라 말하는 표준협회. KS 제품이 아니라는 산자부. 누구도 상충된 입장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표명은 없다. 태강강철 철근에 대한 논란은 그 상태로 멈췄다. 문제가 됐던 태강강철은 여전히 KS 인증 업체로 이름이 올려져 있을 뿐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8월 중순 철근 시판품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태강강철 철근의 KS 진위 논란과 관련 기관들의 입장이 상충했던 바로 그 시점이다. 이슈의 대상이었던 태강강철 철근이 시중에 막 풀리던 시점이기도 했다.

해당 시판품 조사에서 태강강철 철근이 포함됐는지 알 수 없다. 만약 태강강철 철근이 포함됐다면, 그 결과는 뒤늦게라도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이다. 포함되지 않았다면, 또 한 번의 안일함과 무책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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