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아시아스틸포럼(ASF)는 대만 카오슝 시에서 열렸다. 카오슝은 대만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이며, 대만의 최대 철강사인 CSC(中國鋼鐵)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이번 포럼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철강사 탐방으로 CSC와 YUSCO(燁聯鋼鐵)가 준비되었고, 대부분의 한국 참가자들과 본지 기자는 CSC를 방문했다.

2013년에 완공된 CSC 본사 전경. 뒤에 있는 올록볼록한 건물이 ASF가 개최된 카오슝국제전람관이다.
▲ 2013년에 완공된 CSC 본사 전경. 뒤에 있는 올록볼록한 건물이 ASF가 개최된 카오슝국제전람관이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지만 과거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에서 일본의 뒤를 잇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중화민국, 홍콩, 싱가포르 네 국가(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 산업 발전의 중심에 포항제철(현 포스코)가 있었다면, 대만 산업 발전의 중심에는 CSC가 있다. 양사는 모두 각국에 설립된 첫 일관제철소이며, 역사도 시기적으로 매우 비슷하다.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의 창립연도는 1968년이고, CSC는 1971년이다. 포항 1고로의 첫 출선일은 73년 6월 9일, CSC는 77년이다.

CSC 공장 전경 파노라마 사진. 제일 왼쪽 공장동 지붕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나 사진 상에서 확인하긴 힘들다.
▲ CSC 공장 전경 파노라마 사진. 제일 왼쪽 공장동 지붕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나 사진 상에서 확인하긴 힘들다.


CSC는 과거 사탕수수밭이었던 부지에 설립됐다. 첫 일관제철소가 카오슝에 설립된 것은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6개의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조강생산능력은 1,586만톤에 이른다.(2013년 기준)

CSC는 일관제철소이자 다양한 철강재를 생산하는 종합철강사다. 열연, 냉연, 후판은 물론, 선재, 철근, 형강류를 비롯해, 각종 도금판재류와 전기강판 및 다양한 합금철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CSC의 철강재 생산 공정(홈페이지 사진)
▲ CSC의 철강재 생산 공정(홈페이지 사진)


공장 부지의 설계는 매우 직관적인 레이아웃을 자랑한다. 서쪽인 해안가에서 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입·저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제선과 제강, 그리고 압연과정을 거쳐 공장의 가장 동쪽 끝에서 트럭이나 트레일러가 제품을 인계받아 출하하는 시스템이다.

CSC에서 생산된 각종 철강재는 대만 각 지역으로 공급된다.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은 약 50%를 차지한다. 설립 당시에는 수출을 고려하지 않고 내수 판매에만 집중해왔으나 최근에는 공급과잉 등 요인으로 생산제품의 약 33%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CSC 관계자가 참관단에게 CSC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도 상에서 분홍색과 회색이 원료 저장고, 갈색이 제선 및 제강, 파란색이 압연라인이다.
▲ CSC 관계자가 참관단에게 CSC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도 상에서 분홍색과 회색이 원료 저장고, 갈색이 제선 및 제강, 파란색이 압연라인이다.


최근 CSC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녹생성장이다. 회사는 공장동이 큰 만큼 지붕도 크다는 점에 착안해 지붕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과 두달 전인 10월 11일, 사무동 및 공장동 등 7개 건물의 지붕에 설치된 발전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자가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7개 건물에 시범적으로 운영중이지만, 앞으로 3년 내에 설치 가능한 모든 지붕에 설치될 것이라고 한다. CSC 측 담당자가 회사 소개 당시 유창한 영어로 열심히 설명했으나 기자의 짧은 영어실력으로 인해 기억나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탐방의 막바지에 CSC의 제품 홍보관을 견학했다. CSC도 전세계 모든 철강사의 트렌드에 따라 고부가가치 철강재의 연구개발과 생산에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고급강재인 전기강판, 자동차 경량화 제품, 티타늄합금 등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CSC를 방문한 ASF 한국 참가자들(+일부 중국인들)
▲ CSC를 방문한 ASF 한국 참가자들(+일부 중국인들)


현재 25개의 자회사/관계사가 CSC 그룹의 깃발 아래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에는 생산기지를 설립해 현지 생산까지 진행 중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전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CSC는 회사 설립 당시 민간 자본으로 설립됐다. 74년 9월부터 공장이 착공되기 시작했고, 같은해 12월에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던 중 77년 12월 첫출선을 앞두고 7월에 국영기업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95년에 다시 민영기업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SC의 소개 책자에 이런 표현이 있다. “CSC는 전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 영웅은 없었다. 성장 과정에 참여한 모두가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CSC는 앞으로도 더 많은 전설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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