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는 3차 산업혁명의 진보를 바탕으로 제기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술에 대한 희망찬 두려움이 점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하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따라 희망찬 두려움이 희망찬 기쁨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민동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연세대학교 민동준 교수
▲ 연세대학교 민동준 교수
● “기술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한 발전 단계”

민동준 교수는 지난해 12월 19일 국회 본관에서 국회철강포럼이 주최한 ‘한국 소재산업 선진화 방안 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한국 소재산업의 선진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민교수는 소재산업이 4차 산업혁명체계에서도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구조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중장기적으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지속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하여 미래 소재로서의 철강으로 재탄생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구실에서 다시 만난 민교수는 “당면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을 구축하여야 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민교수는 “산업혁명은 본질적으로 소재 혁신을 바탕으로 기존의 기반기술(기계 및 전기 전자, 정보통신 기술)등과 ICT을 결합한 통한 기술/지식/정보등의 수평적 초연결과 인공지능을 통한 실시간 인식/판단 및 결정이라는 수직적 심층화가 동시에 결합된 기술영역의 Big Bang 현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과거의 산업혁명과는 달리 엄청난 빠른 변화로 진행되고 있어서 희망찬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세계 사회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던 과거의 역사를 기억한다면 현재의 폭발적인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 “4차 산업혁명, 받아들일 토양을 만들었는가?”

민교수는 농업혁명을 거쳐 산업혁명이후 이룩한 기술 사회는 에너지, 기계, 전기, 소재, 정보통신기술들이 중첩적으로 결합된 사회 구조로서 현재는 ICT 기술들이 이러한 기술들을 축적/결합/융복합시킴으로서 새로운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미래 기술들은 제한된 동작을 단순 반복하는 자동화라는 한계를 넘어 인식과 학습/판단이라는 자율성을 제공함으로서 미래산업을 지능산업으로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 두려움의 본질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점에서 자동화와 구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센서를 바탕으로 한 공정 자동화는 그저 정보흐름에 의한 자동화일 뿐이며, 자율성 개념을 바탕으로 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이와 같은 자율성이라는 산업 기술적 특성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나타난다고 민교수는 이야기 한다. 앞으로 동력이나 상품제조에 사용되는 에너지나 전력량이 커질 것인지 아니면 정보통신이나 인터넷 등의 정보 유통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더 많아질 것인지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정보의 상시성을 고려한다면 아마존(Amazon)과 같은 IT일류기업이 안정적인 독자 전력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또한 IBM등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기업 지식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되어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 산업을 변신을 거듭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와 에너지의 흐름이 지배하는 기술이 결국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파워로 거듭나게 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전개할 수 있는 산업사회적 공간을 창출하는 새로운 규범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라고 이야기하는 민교수는 초연결 기술 사회로 진행하기 위한 빅 데이터의 활용에 따른 혜택의 불균형, 해킹과 인격 침해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 그리고 법리적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책임과 한계 등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나가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 “4차 산업혁명,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민교수는 이러한 절실한 산업기술적 변곡점에서 근본적으로 철강 소재 기업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결코 갑자기 최근 등장한 개념은 아니며, 일부 철강사들은 20년 전에 고로공정의 AI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고 일본 역시 고로를 초대형 컴퓨터와 연결해 현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조업의 인공지능화를 위한 알고리즘 개발 노력이 이미 현재 진행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철강업체들은 축적된 기술정보를 바탕으로 “스마트 팩토리의 기본”인 생산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결합을 통한 실시간 피드백공정 공정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과는 달리 많은 현상 관찰을 무수한 센서에 의해 수집되고, 인공지능에 의해 실시간으로 판단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느냐가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량과 마찬가지로 센서에서 측정된 정보에 대한 반응과 결정의 동시성을 구현가능한 알고리즘 개발이 미래기술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적인 퍼스널 컴퓨터는 내가 명령어를 입력해야만 움직이는 폐쇄적 시스템인 반면, 인공지능은 센서나 데이터를 통해 자율적 판단을 내리는 오픈 시스템으로서 센서의 오작동, 안전장치와 이를 검증하는 알고리즘 개발 등 막대한 수준의 투자와 에너지 소모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은 분명이 올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신중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기다.”

● “변화하는 산업 환경 받아들일 준비”

그는 정부나 정책당국의 변화된 인식과 함께 기업체나 개인의 인식 전환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나라의 기업과 기업인, 그리고 각 개인들은 아직 과거 인식에 머물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이나 교육현장은 물론 기업과 사회에서도 새로운 인식으로 무장한 인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기업의 하나인 존디어사(Deere & Company(John Deere))는 농기계 제조라는 하드웨어 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한 고객의 사전 정비, 부품, 상태 등을 각각의 농기계에 연결된 센서를 바탕으로 검증하고 가동상태를 상시 검토함으로서 고객을 장악하고 있음은 물론이며, 파종 농작물의 종류와 파종 시기 그리고 심지어는 농작물의 수확시기와 수확량이라는 핵심정보를 파생적으로 획득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제조업과 정보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정보는 궁극적으로 자사 농기계의 온라인 점검 및 서비스 제공은 물론 날씨 정보와 미국내 농산물 파종 정보 등을 종합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농작물 유통 정보로 활용한다면 과연 존 디어사는 농기계 제조업체인가? 아니면 정보를 활용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 업체일까?

● “우리 현실에 맞는 산업 전략이 절실하다”

민동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을 위해서는 우리의 산업환경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의 선진국인 미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과 경쟁을 고려한다면 단순한 추격 연구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교수는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심층적인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이를 기반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는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정확한 포지셔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를 비롯해 국내 철강 및 소재업체들 역시 수십년간 쌓아온 조업기술을 논리체계화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우선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는 어디에든 있다. 이를 끄집어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는 국내 철강 및 소재업체들이 우선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민교수의 조언이다.

● “기후변화 등 장기 전략도 미리미리”

또 하나 소재산업이 주목해야 할 분야는 바로 신기후 체제와 4차 산업혁명이 연계된 분야라고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기온 상승이란 현상이 아니라 농업, 국가 안전, 에너지, 제조산업 등 전분야에 미치는 파괴적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소재 시장은 그 자체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는 주거 환경을 비롯한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의 변화를 비가역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해 리사이클링 산업의 비중 확대 등 우리나라의 시장 환경 변화에 미리 대비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소재산업은 에너지, 국가 안전, 자원, 삶의 질을 담보하는 핵심으로 내구성능 개선, 초경량화와 고강도화, 초장수명화 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기술 환경을 조성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희토류 원소산업과 같은 전략 산업 육성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교수는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를 철강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정 자동화와 품질 검사 결과에 따른 실시간 공정변화 알고리즘을 제조 프로세스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이를 설계하고 운용할 인적 자원의 준비도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카테고리내에서 핵심 하드웨어 부품 가운데 희토류 금속 등과 같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분야를 국가적 차원에서 선택해 접근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어떻게 규제를 해소하고 관련 산업을 어떻게 육성시킬 것인지, 기업은 또 어떻게 인적·물적 혁신을 통해 받아들이고 미리 대비하고 변화에 준비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철강 및 소재산업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다가올 미래에 대해 바로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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