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강소기업(强小企業)이라는 얘기를 한다. 말 그대로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기업을 말한다. 흔히 강소기업 하면 독일과 일본을 또 올린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에도 이런 기업이 몇 있다. 그 중 하나가 포항의 (주)넥스틸(대표 박효정)이다. 우리가 넥스틸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에 대한 판단과 추진력, 기술 중심 성장전략 때문이다. 사실 넥스틸은 미국의 한국산 유정용강관 연례 재심에서 덤핑 마진율이 더 늘어나면서 주변의 우려감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넥스틸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향후 어떤 성장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박효정 사장을 만나 진솔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넥스틸(주) 박효정 대표이사
▲ 넥스틸(주) 박효정 대표이사
Q> 우선 넥스틸(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넥스틸은 1990년 대원공업이라는 컨테이너용 부품 및 가공업체로 출발했다. 2001년 넥스틸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2년 8인치, 2003년 3인치 조관라인을 증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강관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에는 550억원을 투자하여 현재 공장에 후육관 및 유정용강관, 기계구조용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8인치와 16인치 조관기 2라인을 증설하면서 국내 최대 후육관 업체로 부상했으며, 현재 넥스틸은 포항에 3개 공장에서 1.05~16인치까지 총 5개 조관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슬리터에서 열처리, 나사가공 및 업셋라인 등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넥스틸은 국내 최고의 후육관 전문업체라고 자부하고 있다.

Q> 오랜 기간 동안 철강업에 몸담아 오시면서, 나름대로 원칙과 경영철학이 있을 것 같다.

A> 기업은 같은 목표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을 하는 조직체다. 기업마다 고객만족을 얘기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객은 직원이라고 본다. 그래서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 회사를 운영하는 기준이다.

두 번째는 ‘최대(最大) 보다는 최고(最高)의 회사를 만들자’다. 조관기를 많이 설치하고, 큰 사이즈를 많이 만들면 최대 업체는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자리는 조직원들의 하나 된 마음과 부단한 노력이 없이는 안 된다. 세 번째는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넥스틸의 미션은 “강관으로 만들어가는 인류의 행복한 미래”다.

Q> 넥스틸은 비교적 늦게 강관제조업에 뛰어들어 대미 수출 1위를 차지하는 등 굴지의 강관 전문기업으로 부상했다.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선제적인 투자와 시장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과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2공장에 투자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넥스틸은 곧 부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매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550억원을 투자 했으니. 그러나 나는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유정용강관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조사를 했다.

남은 것은 기존의 제품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이냐 인데, 앞서 말했듯이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2공장 투자를 한 것이다. 또 공장을 지을 때에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누구나 우리와 같은 설비는 도입할 수 있겠지만, 레이아웃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롤 교체시 퀵 체인지 시스템(Quick change system)을 도입해서 대구경에서 소구경까지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이 가능하게 했고, 자동화를 통해 경쟁사보다 투입인력을 절반으로 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것이 경쟁력이 되었다. 나는 넥스틸은 생산성이나 원가,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다.


Q> 넥스틸의 장점은 무엇인가? 또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화를 하고 있는지?

A> 설비측면에서 장점은 주 설비인 조관기를 비롯하여 열처리, 검사장비, 포장 등 소재 투입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 하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열처리설비와 확관(Upsetting)설비, 나사선(Threading)과 커플링 (Coupling) 설비를 도입하여 유정용강관(Casing & Tubing)의 완제품 수준까지 생산하고 있다. 넥스틸의 극후육관 생산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또 하나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이다. 신 강종 개발 및 생산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설비와 기술의 차별화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Q> 지금처럼 불경기와 저마진 구조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넥스틸의 수익성 확보 전략은 무엇인가?

A> 전사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고, 우리의 강점 품목이자 고부가가치 제품인 열처리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매를 확대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 밖에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OCTG 뿐만 아니라 라인파이프(Line pipe) 및 다른 제품군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시장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Q>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넥스틸은 고객관리, 더 나아가 고객만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내수 영업은 현재 서울과 부산에 각 영업소가 있으며, 고객의 불만족 사항에 대해서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이 밖에 주력 해외 시장인 미국의 경우, 휴스턴 현지법인을 통해 빠른 미국 현지 시장 트랜드를 파악하고 고객의 불만족 사항에 대해서 빠르게 조치하고 있다.

인터뷰중인 넥스틸(주) 박효정 대표이사
▲ 인터뷰중인 넥스틸(주) 박효정 대표이사

Q> 강관은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따라서 소재업체와의 관계설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국내 강관사들은 이미 소재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넥스틸은 아직까지 한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 같다. 향후 소재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할 생각인가?

A>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는 한 업체의 원소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소재업체의 상계관세가 당사 OCTG 1차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그대로 전가되어 높은 관세를 부과 받았기 때문에 소재의 다변화 필요성도 있고, 다변화 노력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소재의 다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사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품질 신뢰다. 이것이 충족돼야 다변화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소재업체와 강관사는 단순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강관사가 시장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소재업체에 소재개발을 의뢰하고, 다시 말해서 소재 개발은 양사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원칙에서 소재업체와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Q> 대미 수출이 AD 문제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인가? 또 향후 넥스틸의 수출 관련 전략은 무엇인가?

A> 우선 1차 연례재심 판결에 대해서는 CIT(국제무역위원회)에 제소를 해 놓은 상태다. 1차 연례재심은 정치적 압력으로 무리하게 높은 관세를 부과했던 만큼 CIT에서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높은 관세로 인해 당장은 어려움도 있겠지만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현재 유가가 배럴당 50 달러 정도로 유지되고 유전 개발을 위한 리그 숫자(Rig count)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OCTG 제품에 대한 수요 및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아울러 OCTG 외에 라인파이프 및 기타 제품들에 대한 품질 경쟁력을 강화를 통해 판매를 확대할 것이며,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Q> 넥스틸의 금년 목표(매출 포함)는 무엇인가? 또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A> 금년 넥스틸은 극복해야 할 여러 과제들에 직면하고 있지만, 공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올 해는 미국 AD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고, 제품 및 수출 선 다변화를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업셋 설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인 OCTG Tubing Upset 제품판매를 확대할 것이다. 또한 OCTG 판매 중심에서 다른 제품들의 판매를 확대하여 판매시장도 확대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최대(最大)가 아닌 최고(最高)의 강관기업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넥스틸(주) 본사 전경
▲ 넥스틸(주)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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