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철강 유통회사들은 지속된 수요 부진과 치열해진 경쟁 탓에 이익률 저하와 더불어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극복에 나선 업체가 등장해 주목 받고 있다. 경기도 시화MTV 단지에 본사를 둔 대호에스텍은 최근 가공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본지에서 이동재 대호에스텍 사장을 만나 투자 배경과 향후 사업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사진: 이동재 대호에스텍 대표
▲ 사진: 이동재 대호에스텍 대표
Q> 먼저 준공식을 축하드린다.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A> 당사는 2002년 시화공단내 단순전매 유통인 대호철강으로 철강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끊임없는 경기 부침 속에서 사업다각화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져만 갔고, 이에 지난 2015년 시화MTV 단지에 가공사업을 포함한 신규 확장 투자와 본사 이전을 함께 추진하면서 사명도 대호에스텍으로 변경했다.

종전 대호공장은 2008년 경림철강으로 법인을 등록하고, 월평균 700~800톤 가량의 후물재 가공(모형절단)을 주력사업으로 특화했으며, 대호에스텍은 신규 가공설비를 통한 대형레이저절단, 대형절곡, 제작, 냉연, PO, GI 등 각종 판재류 중심의 임가공과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확장 이전한 MTV 단지 부지는 약 1만3,000만㎡(약 4,000평) 규모로 전체 투자비용만 약 40억원이 소요된 과감한 결정이었다. 가공공장과 코일센터로 이뤄진 공장동은 약 3,000평이며, 나머지는 기숙사와 사무동으로 구성됐다. 본사를 확장 이전하면서 직영직원의 수도 크게 늘어 현재는 종전대비 2배 가량인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신규공장은 작년 1월부터 본격적인 가공을 시작한 상태다. 가공설비는 월 1만5,000톤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생산은 월평균 4,000~5,000톤 수준을 소화하고 있다. 가공공장은 레이저 가공과 절곡, 재관, 용접 등의 다양한 제품 임가공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코일센터는 유통 판매와 하치장 용도로 구분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Q> 시화 MTV단지로 확장 이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기본적으로 사업기반이 시화단지였기 때문에 연속성 측면에서 큰 고민은 없었다. 또 좋은 조건에 분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MTV단지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반도체, LCD 디스플레이 업체 납품이력을 인정받아 IT업종으로 전환해 들어오게 됐다. 이러한 인증작업이 올 6~7월에 걸쳐 최종 확정되면서 준공 이후 1년 뒤에 개업식을 하게 됐다.

Q> 한일철강 출신이다. 독립해 개인 사업체를 꾸려 코일센터까지 키우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A> 단순전매 중심의 사업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비교적 수월했다. 그러나 투자를 통해 예전보다 4배 정도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들도 많은 상황이다. 철강업체의 변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을 잘 극복해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사진: 이동재 대호에스텍 대표가 스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 사진: 이동재 대호에스텍 대표가 스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Q> 설비투자를 통해 단순 유통에서 가공까지 아우르게 됐다. 대호에스텍의 강점은 무엇인가?

A> 가장 큰 강점은 원스탑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원자재 구매와 철강 제작, 레이저 절단 및 절곡, 용접과 제관, 가공센터의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일반 코일센터들이 대응하지 못하는 스펙(Spec.)에 대한 가공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화된 경쟁력이다.

당사에서 투자한 신규 절곡기는 대형사이즈 1,8000mm/3,000톤까지 대응할 수 있어 사실상 국내 전 스펙의 가공 커버가 가능한 상황이다. 레이저 가공설비도 3대를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벨기에 LVD에서 매입한 레이저 설비는 폭이 3,000mm, 길이 1,2000mm까지 절단이 가능하며, 기존 설비대비 1.5~2배 가량 속도가 빠르다. 다양한 사이즈 가공과 스피드, 규모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정밀도, 납품 속도 등이 확보되다 보니 수요업체 주문도 크게 늘고 있다. 가공비가 좀 높더라도 품질, 공차 등에서 만족도를 주면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올해 매출은 약 2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350~400억원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Q> 앞으로 대호에스텍 가공사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당사는 최근에 설비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기계가 좋다. 슬리팅 폭 1,850mmW, 라인스피드 250m/min, 두께 5mm, 단중 최대 30톤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작은 냉연, 스텐, 고탄 특수강 업체들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1년이 지났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정밀도, 다양성 등을 통해 차별화를 만들고 있다. 기술자들도 탑 클래스 수준이다.

사진: 시화MTV 단지내 위치한 대호에스텍 본사 전경
▲ 사진: 시화MTV 단지내 위치한 대호에스텍 본사 전경

Q> 국내 철강 가공시장의 문제점이나 어려운 점들은 없는가?

A> 가공은 품질이 중요하다.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의 투자가 필수적이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재정적인 부분에 제약이 크다. 향후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고민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Q> 오랜 기간 동안 철강업에 몸담아 오면서 나름대로 원칙과 경영철학이 있을 것 같다. 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시는 말은 무엇인가?

A> 아직은 도약 단계다. 창업 초기부터 사훈처럼 삼고 있는 것이 ‘철강 100년 대업’이다. 이 말은 철강 전문업체를 추구하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향후 대한민국 1등 철강회사로 커가기 위해 임직원들이 모두 노력해나갈 것이다.

Q> 단기 경영목표 및 중점사항은 무엇입니까? 또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A> 큰 투자를 막 끝냈기 때문에 이제는 규모보다는 내실을 키워야 할 때다. 우수한 설비를 바탕으로 임가공 및 제작 등의 수요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반대로 단순 도소매 철강 영업은 점차 줄여나갈 방침이다. 여건이 된다면 향후 미니 슬리터 등의 추가 투자 등을 통해 가공사업을 보다 특화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진: 벨기에 LVD에서 새로 매입한 레이저 가공설비(폭 3,000mm, 길이 1,2000mm까지 절단)
▲ 사진: 벨기에 LVD에서 새로 매입한 레이저 가공설비(폭 3,000mm, 길이 1,2000mm까지 절단)

사진: 대호에스텍 코일센터 내부
▲ 사진: 대호에스텍 코일센터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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