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 스크랩 구매정책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국제강은 구좌 보호를 명분으로 구매가격 인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짠물 구매를 하면서 구좌업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는 이달에만 2만원 올렸다. 12월 2일과 12월5일 잇달아 톤당 1만원씩 구매가격을 높인 것.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는 11월 중순 이후 총 4만원을 올렸다. 영남권 제강사의 5만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구좌업체들의 구매력 확충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가 영남권 가격 추격에 나선 것은 구매량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지난달말부터 이달 초까지 주력인 120톤 전기로 보수를 해 왔다. 이 기간 구매량을 대폭 줄였다. 인천제강소의 경우 하루 2,000톤 정도로 입고량이 줄어들기도 했다.

동국제강 120톤 전기로는 이번 주 초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만큼 철 스크랩 소비도 증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동국제강은 수도권과 영남권 가격차로 역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추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추격 인상으로 하루 납품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장의 최근 하루 입고량은 5,000톤 이상이라는 것이 구좌업체들의 설명이다.

동국제강 구좌업체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인상은 구좌업체 보호를 위한 것이다. 영남권 수준까지 가격을 올려 시중 기대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 그 결과 납품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가격 인상시점도 인상폭에서도 다른 경쟁 제강사를 멀찍이 뒤쫓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 당진제철소는 11월 25일 인상해 경쟁 제강사에 비해 사실상 일주일 더딘 인상을 했고, 12월에도 톤당 1만원 올려 동국제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적다. 총 인상액은 3만원으로 영남권대비 2만원 동국제강 대비 1만원 정도 공식 가격 인상이 적다.

현대제철이 짠물 구매를 이어가는 것은 수급 때문이다. 재고가 많아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시중가격 상승으로 마지못해 추격 인상을 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대형모선과 일본 철 스크랩이 대량 계약돼 있어 국내 공급부족에도 불구하고 수급은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제철의 짠물 구매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입 철 스크랩이 줄을 잇고 있는데다 최근 제품가격이 하락 압력받고 있어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이 구매팀에 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철 스크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철 스크랩 수급이 안정돼 있어 인상요인이 거의 없다”고 말해 당분간 보수적인 가격 운영을 할 것을 시사했다.

현대제철의 보수적인 구매정책으로 현대제철 구좌업체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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