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
▲ 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
당분간 중국 철강산업의 최대 화두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환경에 대한 의지는 “재임기간 푸른 하늘을 보게 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얘기나,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藍天保衛戰)’이라는 환경보호부 표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집권 2기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함께 ‘생태(환경)’를 5대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물론 앞선 지도부에서도 환경에 대한 정책은 있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앞선 후진타오 지도부(정확하게는 시진핑 집권 초기 리커창 총리까지)도 환경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성별 할당량을 주고, 기업이나 시장에 맡기는 형태였다면, 시진핑이 전면적으로 나선 시점(15년 10월 18기5중전)부터는 정부가 직접 진두지휘를 하는 모습이다.

가장 달라진 점은 집행부서의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반 시 대표를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고, 벌금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시진핑 지도부의 환경정책 영향은 1기 때 충분히 경험했다. 16년 4분기부터 시작된 유도로(中频炉) 및 띠티아오강(地条钢) 폐쇄로 빌릿과 스크랩, 전극봉 가격이 급등하고, 겨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이 폭등했다.

사실 환경규제는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비철금속, 원료, 자동차나 가전 부품 등 거의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자연히 우리의 관심사는 2기에는 어떤 정책이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발표된 환경관련 정책은 1기보다 더 구체적이고 기준도 더 강화됐다는 점이다. 우선 이달부터 환경보호세법이 시행된다. 대기 가스는 입방미터(㎥)당 1.2위안, 물은 1.4위안, 고체폐기물은 5~15위안으로 인상된다. 심지어 대기오염 사고 시 최대 매출액의 50%를 벌금으로 부과한다. 3월부터는 배출가스 허가증제를 시행한다. 이미 지난해 10월말까지 발급을 완료한 상태인데, 허가증이 없으면 아예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한다. 이 법안은 2020년까지 시행된다. 이밖에도 환경보호부는 조만간 대기오염 예방을 위한 2단계 조치를 각 성(省)에 전달할 계획이다.

연초부터 환경얘기, 그것도 남의 나라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중국 때문에 울고, 중국 때문에 웃었는데 지금까지 그 원인이 생산이었다면 지금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환경문제로 인해, 가령 스모스 발생이 심해지거나 대규모 국제회의를 할 경우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 제한을 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이는 수급과는 관계없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 가격을 예측하려면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이 무엇을 겨냥하는지, 내용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의 환경문제는 당장 가격에 영향을 주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 정부는 환경관련 설비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따라 소요되는 철강재도 기존과는 다른 고급강이 많다. 이 때문에 중국 철강사들은 최근 특수강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워낙 양이 많고,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