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절을 앞두고 수입시장 플레이어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뇌리에 남는 말이 “살아남자”이다. 수입 업체들은 “중국도 좋고, 일본도 좋다는데 한국만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라며 한숨 짓고 있다. 수입이 활발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시장의 빅플레이어도 쉽지 않은데, 소규모 트레이더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중국의 2017년도 조강생산량은 8억 3,173만톤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한 반면, 수출량은 7,543만톤으로 30.5% 감소했다. 조강생산량은 무자료 거래시장이 노출되면서 5~8,000만톤의 시장이 통계에 잡혔다고 하더라도, 5~10% 감소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조강생산량 대비 약 3,300만톤의 수출 감소는 엄청난 감소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보면 내수시장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결국 시장이 좋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정말 엉망인 것일까? 한국의 2017년도 조강생산량은 7,108만톤으로 2016년도의 6,858만톤 대비 250만톤(3.6%) 증가했다. 철강재(철강계) 수출량은 17년도 3,166만톤으로 16년도 3,096만톤 대비 70만톤(2.3%) 증가했고, 수입량은 17년도 1,973만톤으로 16년도 2,371만톤 대비 398만톤(16.8%) 감소했다. 수입량만 보면 꽤나 많이 감소했고, 작년 말부터 빠른 속도로 줄어 들었으니, 수입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엉망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17년도 명목수요량(생산-수출+수입)은 3.6% 정도 감소한 수준으로 평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17년도에 국산 제품이 수입 제품 방어를 잘 해낸 것이고, 전체적으로 시장 수요상황이 엉망은 아니었던 것이다.

데이터만 보면 17년도는 그래도 수입 플레이어가 버틸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짜 생존게임은 이제부터가 아닐까? 필자가 체감한 분위기대로라면, 11~12월 수입계약은 너무나 저조했고, 1~2월 수입통관량은 유래없는 최저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통계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원/달러 환율은 도대체 좀 잡을 수가 없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나서 Exchange-rates.org의 데이터 환율은 1067.24원까지 떨어지면서 달러 약세를 보여주었다. 북핵, 달러약세, 올림픽, 그리고 알 수 없는 정세적 변수들 때문에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덕분에 수입원가는 다소 낮아질 수 있겠지만, 계속되는 달러의 위안화 대비 약세 때문에 중국 내수가격이 다소 안정세여도 중국의 수출가(달러환산기준)는 상승 영향을 받고 있다.



철광석과 점결탄의 안정세는 보기 좋아 보인다. 철광석의 수입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갱신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일이 한번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동절기 감산이 끝나는 3월 15일 이후 과연 생산량 증가와 수요량 증가의 싸움에서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할지 계속 주시하여 보겠다.



선물5월 인도분 기준으로 철근과 열연 모두 소폭의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현물에 큰 영향을 끼칠 데이터는 아니지만, 춘절(설)을 시작하는 즈음에 나타난 반등은 반가운 메시지이다. 적어도 명절 이후에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뜻 아닐까?



(재고량 데이터의 소스 변경으로 기존 자료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후판을 제외하고 모든 제품에서 급격한 재고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평균 물량으로써는 적당한 수준이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한 주 시장은 명절의 시작과 함께 조용했다. 메이커들은 주초부터 오퍼 및 계약을 중단했고, 시장은 12일간의 동면에 들어갔다. 원료가격, 재고상황, 선물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시장의 큰 변수는 포착되지 않고, 동면이 끝나는 22일은 보합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상강무역 선재/환봉 이정환 팀장 블로그 ‘STEEL TRA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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