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50년간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이 같은 성장의 뒤에는 설비/자재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 구축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노력도 한 몫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가 지난 50년간 지금의 모습을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온 설비/자재 협력업체들과 일선에서 포스코와 업무를 조율하고 있는 27년 포스코인 이유경 설비자재구매실장을 만나 앞으로 다가올 ‘Next 5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 이유경 상무는 포스코의 강점에 대해 “경영환경에 맞게 일하는 방식은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되, 포스코 고유의 문화와 가치는 조직 DNA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이 포스코의 강점 중 하나”
▲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 이유경 상무는 포스코의 강점에 대해 “경영환경에 맞게 일하는 방식은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되, 포스코 고유의 문화와 가치는 조직 DNA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이 포스코의 강점 중 하나”


● “일하는 방식은 스마트하게”

Q. 설비자재구매실장인 이유경 상무는 27년간 포스코와 함께 해왔다. 포스코가 그간 거쳐온 많은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입사 이후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포스코는 그 동안 변화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어느 회사보다도 발 빠르게 대응하였을 뿐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면 먼저 업무의 시스템화인데, 포스코는 1990년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수작업 업무처리 방식을 시스템화 해왔고, 특히 전사적 PI(Process Innovation)를 통해 업무 선진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구매부문에서는 e-bidding, e-Contract, e-Transaction등을 도입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e-bidding을 하게 되면서 Buyer가 입찰에 사사로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는 이와 같은 인프라 혁신에 힘입어 조직이 슬림화되고 의사결정 구조도 매우 빨라졌습니다. 과거에는 100m를 1분에 달렸다면, 지금은 10초에 달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구매 리드타임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는데 과거에 외자구매를 하려면, 인콰이어리(Inquiry) 발송만도 1주일은 걸렸는데 지금은 단 몇 시간이면 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예를 들자면, 글로벌화입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하더라도 해외 생산법인은 미국 UPI가 유일했는데, 지금은 14개 국가에 생산법인 16개, 가공센터 30개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게 회사의 조직, 인력운용에 있어서도 글로벌 경영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포스코의 글로벌화에 따라 협력사들의 사업기회도 커졌는데, 작년에만 설비자재 협력사가 포스코 해외법인으로부터 약 1,1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와중에도 포스코에는 변함없이 면면히 이어져온 것들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제철보국”,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으로 대표되는 창업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영환경에 맞게 일하는 방식은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되, 포스코 고유의 문화와 가치는 조직 DNA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이 포스코의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시장 환경은 물론 기업 문화 그리고 설비 공급업체들과의 협력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과거에는 어떤 모습이었고 현재는 어떻게 과거와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A.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포스코-공급업체들 간의 협력관계에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과거에는 지금처럼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이 심하지 않았고, 포스코의 제품 포트폴리오도 고급강 보다는 일반강 비중이 컸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공장 100% 가동을 통한 최대생산 최대판매 체제가 수익성 극대화에 가장 적합한 경영전략이었으며, 따라서 구매부서의 중요한 역할은 원활한 조업을 위해 필요한 설비자재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공급사와의 관계를 지속 유지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상황이 심화되고 있고,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구매에서도 고품질의 설비자재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일례로 과거에는 입찰방식에 단순한 최저가낙찰제 정도만 있었는데, 지금은 총비용평가제(TCO), 저가제한낙찰제 등 다양한 방식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EPI(Early Purchasing Involvement), ESI(Early Supplier Involvement) 등을 통해 신기술을 적용한 설비자재를 적극 발굴하고 있으며, 개방적인 공급사 소싱을 통해 우수 잠재 공급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포스코는 물론 공급사와 고객사에 이르기 까지 모든 써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것이 최근 구매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는 물론 공급사와 고객사에 이르기 까지 모든 써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것이 최근 구매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포스코는 물론 공급사와 고객사에 이르기 까지 모든 써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것이 최근 구매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설비자재구매실장님으로써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먼저, 회사 내부적인 비즈니스 니즈(Needs)와 대외관계 측면에서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잘 조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회사 내부적으로는 고품질의 설비자재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조달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협력사와 상생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구매 담당자의 역할을 지금까지의 안정적 품질의 설비/자재를 적기에 조달하는데 집중하는 "Commercial 구매 전문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통섭형 Value Creator"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즉 협력사와 함께 현장의 문제점을 같이 고민하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 개선함으로써 포스코는 비용을 낮추는 한편, 협력사가 신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적극 도와 줄 예정입니다.

Q. 향후 앞으로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 입장에서 협력업체나 설비업체들과의 협력방안이나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A.
포스코는 창사이래 협력사들과 다양한 상생활동을 해왔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금융, 기술, 교육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어 왔다고 봅니다.

그런데, 앞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협력사들이 자생력을 확보해야 하고, 더 나아가 포스코-협력사간 협업을 통해 상호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Supply Chain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는 협력사와 함께 품질향상, 원가절감 등을 추진함으로써 포스코-협력사 모두에게 가치를 부가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많이 실행하면 할수록 지속가능한 상생협력도 커진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사에 대해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여 과거의 구태의연한 소위 갑을관계가 아닌 상대방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또한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활발한 상호 소통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상생협력의 기초가 되는 굳건한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여성임원으로써 많은 어려움들이 있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포스코 27년간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겠지만 어떻게 극복하실 수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결혼과 출산 그리고 여성 특유의 일과 가정생활 양립에 따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회사 상사와 동료 그리고 가족들의 배려 덕분에 잘 극복했다고 봅니다.

꼭 여성이 아니더라도 업무를 추진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은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앞으로 포스코가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신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 협력사들과 함께 Next 50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제조업에서 Next 50년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이 점을 감안하여 향후 협력사들에 대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확대하여 포스코의 전 Supply Chain이 디지털 제조혁신을 이룩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향후 협력사들에 대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확대하여 포스코의 전 Supply Chain이 디지털 제조혁신을 이룩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향후 협력사들에 대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확대하여 포스코의 전 Supply Chain이 디지털 제조혁신을 이룩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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