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1968년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로 시작해 어느덧 창립 50주년 맞이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을 생산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제철보국’을 창업이념으로 ‘글로벌 포스코웨이’부터 최근의 ‘스마트 포스코’까지 지나온 50년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100년 기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야기해본다. [편집자주]

● 불모지에서 희망을 낳다

1960년대 후반 우리나라는 자본과 기술, 경험은 물론 부존자원마저 없어 일관제철소의 건설은 현실과 동떨어진 꿈만 같아 보였다. 당시 박태준 포항제철(現 포스코) 사장을 비롯한 포스코맨들이 영일만에 종합제철소를 성공적으로 건설했고, 잇달아 광양만에 최신예의 세계 최대 제철소 건설에 성공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영일만과 광양만의 신화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포항제철소는 1970년 4월 1일 영일만에서 건설의 첫 삽을 뜨고 4번의 확장사업 끝에 1973년 5월 조강 연산 910만톤 체제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포항제철소 건설사업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 단일투자라는 점과 철강재 자급 촉진과 국제수지 개선 및 고용증대, 자주국방 능력 강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립 2주년을 맞은 1970년 4월 1일 경상북도 영일군 대송면 동촌동 건설현장에서 조강 연산 103만톤 규모의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착공식을 거행했다. 제철소 건설은 원칙적으로 제품이 생산되는 순서에 따라 제선-제강-압연공장 순으로 건설하는 포워드(Forward)방식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진 위 :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지 확정전 포항시가지 항공사진. 사진 아래 :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기 이전 광양만 일대 전경
▲ 사진 위 :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지 확정전 포항시가지 항공사진. 사진 아래 :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기 이전 광양만 일대 전경

그러나 포항제철소는 제품생산공장부터 건설하는 백워드(Backward)방식을 택했다. 이는 건설공정이 짧은 압연 및 제강공장을 먼저 완성해, 수입한 반제품으로 완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생기는 이윤을 나머지 공장 건설에 투자하면서 제철소를 완성한다는 계획 때문이었다.

1973년 포항제철소 1기 설비의 성공적인 준공식후 정부는 1980년대 국내 철강수요를 약 1,200~1,300만 톤으로 예상하고 포항제철의 1·2차 확장공사와는 별도로 연산 1,000만 톤 규모의 제2종합제철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제4차 중동전으로 인한 석유파동, 1974년말철강경기 침체를 겪고 1975년에 이를 일단 백지화 했다가 1977년에 제2종합제철 건설을 다시 추진했다. 1978년 10월 제2제철 실수요자로 포스코가 확정되면서 광양에 4기에 걸친 총 1,14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이 시작됐다.

광양제철소는 국내 최초로 바다 위에 건설하는 공장인 만큼 공장 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단계별 확장을 감안해 부지를 확정했다. 제철소 부지 면적은 총 1,488만㎡(약 450만 평)였는데, 공장부지가 1,015만㎡, 준설매립 시 불량토를 저장한 수토장이 263만㎡, 지원시설 기지 및 주택단지가 210만㎡였다.

포스코는 1985년 3월 5일 광양 1기 설비공사를 착공했다. 조강 연산 270만톤 규모에 제품구성은 향후 대량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열연제품으로 전량 확정했다. 고생산성 추구, 자원절약, 품질향상, 공해방지를 위하여 최신설비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1987년 4월 24일 1고로 화입식후 시험조업 과정을 거쳐 같은 해 5월 7일 종합준공했다.

광양제철소 걸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철강업과 중공업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발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건설, 조선, 자동차, 기계, 전기, 전자산업 등 철강 다소비 산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이들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철강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특히 이 무렵 우리나라는 중공업 발전에 주력함에 따라 공업구조가 고도화되었고, 이로 인하여 판재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제철설비확장을 통하여 국내 전후방 관련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2기(1986. 9.30 ~ 1988. 7.12),3기(1988.11.1 ~ 1990. 12.4)에 이어 1992년 10월 2일 광양제철소 4기 설비(착공 1991. 1.5)를 종합 준공함으로써 1968년 창업 이래 4반세기에 걸친 제철소 건설의 대역사를 마무리 지었다.

포스코는 광양 4기 설비 준공으로 회사는 조강생산 1,140만 톤 체제의 광양제철소와 940만 톤 체제의 포항제철소를 합쳐 총 2,080만 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돼 세계 3위의 대형 철강회사로 부상했고, 광양제철소는 단위 제철소별 생산 규모에서 1982년부터 9년간 세계 1위를 고수해 온 포항제철소를 추월하여 최적의 생산 규모를 갖춘 세계 제일의 단일 제철소로 부상했다.

●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탄생하다

생산 측면에서 적극적인 각고의 노력과 함께 본격적인 제품 판매를 위해 1983년 포스코철강판매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이어 1990년대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국내외 판매 환경에 대응하고자 1994년 포스틸 (내수판매 전문회사)과 포스트레이트(POSCO 무역전문회사)를 출범하게 된다.

1990년대 포스코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건설하던 1970~1980년대 고도성장 시대의 경영환경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정부의 세계화 정책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이 국제화되면서 개방이 급속히 진행됐으며,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었던 것.

포스코는 광양 4기 준공 이후 증강된 생산능력을 소화할 해외시장 개척 등 전략적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확대해 나갔다. 우선 1992년 포스코는 ‘민족기업·인간존중·세계지향’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기업이념’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포스코는 ‘세계지향’이라는 기업 이념의 실천을 위해 1992년 수교한 중국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우선 화북, 화동, 화남 세 지역에 생산 및 판매 거점을 구축한 후, 이 지역을 발판으로 삼아 중국 내륙으로 진출하는 것을 전략의 기본으로 삼았다. 특히 중국 진출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법률 행정 문제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현지업체와 합작을 원칙으로 했다.

가장 먼저 중국에 설립한 회사는 톈진(天津)의 포철천진강재가공유한공사(현 POSCO-CTPC)였다. 1995년 천진코일센터를 설립해 연간 10만 톤 규모 냉연강재를 가공 판매하기 시작했다. 1996년에는 화남지역 중심인 광둥성(廣東省) 순덕(順德)에 진출, 순덕포항도신강판유한공사(現 광동순덕포항강판유한공사)를 설립한 뒤 1998년 연산 10만 톤 규모 순덕연속아연도금라인(CGL)을 가동했다. 1997년에는 양쯔강 하류 장자강(張家港)에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를 설립해 1999년 연산 11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가동했다.

포스코는 중국 시장 못지않게 베트남 시장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베트남 역시 사회주의체제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국가여서 투자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려 있었다.

또한 포스코는 해외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베트남 정부와 현지 고객사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등 시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

해외 첫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전경
▲ 해외 첫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전경

● 민영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일찍이 민영화 추진대상 공기업 1호였던 포스코는 회사의 규모나 생산제품의 성격 때문에 민형화 추진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공기업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돼 외환 보유고가 바닥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계하고 기업들의 신인도를 높이면서 해외 자금을 유치를 통한 국가 재원 마련을 위해 민영화가 추진됐다.

포스코는 완전민영화를 계기로 더욱 빠르게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단적인 예로 공기업때 와는 달리 민영화 이후 외부시각도 완전히 달라져 외국인 주주비중이 크게 증가했는데, 민영화 당시 48.9%였던 외국인 지분은 2002년에 60%를 넘어섰으며 2017년에는 55.9%를 기록한 바 있다.

포스코는 민영화를 전환점으로 삼아 글로벌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이를 대외에 천명하는 의미에서 2002년 3월 15일 주주총회에서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라는 회사명 대신 설립 초기부터 해외 브랜드로 사용해온 ‘주식회사포스코(POSCO)’를 공식회사명으로 채택했다. 회사명에서 사업영역을 제한하는 인상을 주는 ‘제철’을 삭제함으로써 사업영역 확대와 다각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영화와 사명변경 이후 포스코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와 선진형 기업지배 구조의 확립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 경영 체제를 구축했고, 국내기업 중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내수 증가율이 둔화되기에 이르렀고 세계 철강산업의 대형화 글로벌화 추세 지속과 함께 중국 등 신흥 철강국가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원료사들의 대형화 합병화가 계속되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속적인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여 질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해외에서는 전략 시장 중심의 글로벌 성장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화에 도전했다.

특히 자동차강판, 석유 및 가스운송용 강관에 쓰이는 API강판, 스테인리스 강판, 고급전기강판을 4대 전략제품으로 선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철강사 위치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포스코는 국내생산 전략제품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동차 강판 생산 설비 증설, 전기강판 및 후판 설비 신예화 등 제품 고급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

2003년 4대 전략제품의 하나로 자동차강판을 선정해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맞춤재단용접강판(TWB: Tailor Welded Blanks) 생산을 위해 연산 170만 장 규모 TWB공장을 준공했다.

2006년 2월에는 광양제철소에 고객 맞춤형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핫프레스포밍(Hot Press Forming) 공장을 준공하고, 고객사에 본격 공급했다. 핫프레스포밍은 강판을 성형성이 좋은 900도 이상 고온에서 성형한 후 급속히 냉각시켜 150~200㎏급 초고강도 자동차용 부품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 가공과 관련한 주요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TWB 설비, 하이드로포밍 설비, 핫프레스포밍 설비를 모두 갖춤으로써 자동차용 강재 및 부품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종합지원체제를 갖췄다.

특히 광양제철소를 세계 최고의 자동차강판 제철소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수립함에 따라 관련 설비 증설에 집중 투자해 2005년 9월 자동차용 도금강판 전문 설비인 5CGL, 2006년 6월 6CGL을 각각 준공했다.

포스코는 5CGL, 6CGL 준공으로 자동차강판 연산 650만 톤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자동차강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고강도강 수요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자동차강판 연산 650만 톤 능력은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번째였다. (2017년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약 900만톤)

포스코는 6CGL 준공을 계기로 ‘세계 넘버원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를 비전으로 선포하고, 포스코가 세계 최고 글로벌 자동차강판 공급사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또한 고급 API재를 전략제품으로 지정한 뒤 2003년 7월 제강부 기술개발그룹, 기술연구소등으로 TFT를 구성해 품질 및 생산성 향상 활동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전로 쇳물 속에 산소와 불순물을 줄여 고급 API재를 생산하기 위한 품질수준을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03년 초 연간 20만 톤 수준이던 고급 API재 생산능력을 1년 만에 4배나 증가한 80만 톤 규모로 늘렸다.

2000년대 이후 스테인리스 제품은 현대적 질감, 내구성, 경제성 등이 부각되면서 자동차 배기계 부문, 건축물 소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다. 이에 2003년 4월 포항에 연산 60만 톤 규모 STS 3제강공장 등 스테인리스 3기 설비를 준공하고, 조강 연산 166만 톤 규모 스테인리스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중국의 청도포항불수강과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설비 투자를 지속해 포스코 전체 스테인리스스틸 조강능력 260만 톤으로 세계 3위권의 스테인리스스틸 메이커로 부상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CEO 미래비전 발표를 통해 100년 기업경영철학, 새로운 미션과 비전, 그룹 4대 전략 방향 등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CEO 미래비전 발표를 통해 100년 기업경영철학, 새로운 미션과 비전, 그룹 4대 전략 방향 등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포스코,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포스코는 과거로부터 이어온 포스코 고유의 문화적 강점을 계승하고, 글로벌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확산, 정착시키기 위해 2007년 4월 글로벌 포스코웨이(Global POSCO Way)를 정립했다.

글로벌 포스코웨이는 모든 포스코패밀리가 공유해야 할 정신적 모델이자 행동양식으로 비전(꿈과 희망, 소재와 에너지로 더 나은 세상을!)과 핵심가치(고객지향·도전추구·실행중시·인간존중·윤리준수),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일상생활에서 행동으로 구체화해야 할 핵심가치 실천원칙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와 함께 철강을 넘어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 상황에서 소재·녹색·해양 등의 신사업과 건설·ICT·에너지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사업 활동의 무대를 국내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며, 그룹 경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특히 대형 M&A를 성사시키며 사업영역 확대와 사업군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다. 2010년 무역과 자원개발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現 포스코대우) 인수는 사업군 간 협력체제 구축의 기폭제가 됐다.

특히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40조원대에 머물던 연결 매출액을 60조원대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초대형 그룹사로 발돋움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는 포스코와 그룹사의 사업영역 확대로 이어졌으며, 철강 비즈니스, 신소재 시장 개척 및 판매, 대형 복합 프로젝트 공동 수주, 해외 자원개발, 해외 에너지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만들어 나갔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함으로써 무역, 자원개발, 신사업 개발이라는 세 가지 사업을 통해 포스코의 글로벌 판매채널 확대 등 철강본업 경쟁력 제고와 포스코건설, 포스코파워 등 패밀리사와 함께 동반성장을 위한 시너지 창출에 기여하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부터 시작한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이 성과를 거둬 2011년 가스전 산출시험에 성공했다. 이어 2013년 6월에는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미야, 쉐, 쉐퓨 가스전에서 가스 생산을 개시하고, 같은 해 7월부터 중국 국영석유회사에 가스를 판매했다. 이로써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전 탐사 개발 과정을 거쳐 생산단계까지 운영권자로서 참여한 국내의 유일한 기업이 됐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경험을 통해 가스전 탐사와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대우인터내셔널, 발전소 건설을 담당하는 포스코건설, 발전소 유지 및 운영을 담당하는 포스코에너지 등 그룹사 간 협업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해외 철강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글로벌 성장투자를 적극 추진했다. 2010년 9월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를 설립하고, 동남아지역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건설을 추진했다.

1973년 일본 철강사들의 지원으로 포항제철소를 건립한 이래 40여년 만에 우리기술로 개발도상국가에 일관제철소를 건립지원하고 운영까지 하게 된 것은 기술 수혜국에서 벗어나 기술독립 나아가 기술원조국가로 우뚝 서게 된 것을 의미한다.

2011년 7월에 설비공사 착공에 들어갔으며, 2013년 12월 고로 화입식으로 가동을 개시했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는 제선, 제강과 후판 공정을 갖추고, 반제품 슬라브와후판 120만 톤 등 연산 300만 톤 생산규모를 구축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에는 건설, 발전, 정보기술(IT) 등 각 분야의 패밀리사 역량을 총 집결함으로써 해외제철소 건설사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포스코건설은 제선·제강·후판공장 등 일관제철소에 대한 종합 엔지니어링과 건설을 총괄했으며, 포스코에너지는 기력발전소 건설, 포스코ICT는 EIC 엔지니어링 및 IT통합시스템 공급, 포스코켐텍은 석회소성로 및 화성부산물 처리설비 공급을 각각 담당했다. 또한 포스코엠텍은 알루미늄탈산제 공장을 건설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철강재의 해외 수출 및 내수판매를 지원하고 현지 신규 자원개발에도 나섰다.

2011년에는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설비를 증설해 중국 내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스테인리스 1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999년 연산 20만 톤 규모의 냉연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2006년 외국기업 최초로 중국 내에 상공정 설비를 도입해 연산 80만 톤 규모의 스테인리스스틸 메이커가 된 데 이어, 2011년 40만 톤 규모의 탈린로와 20만 톤 규모의 냉연설비를 증설해 스테인리스 일관생산 100만 톤 체제를 완성했다.

2009년 해외 첫 자동차강판 생산공장으로 멕시코에 40만 톤 규모의 CGL 공장을 준공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북중미지역 시장에 진출했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스테인리스 시장 선점을 위해 2009년 베트남의 ASC(Asian Stainless Company)를 인수해 POSCO-VST를 설립했다. 이로써 2011년 경영권을 확보한 연산 24만 톤 규모의 태국 POSCO Thainox와 함께 동남아지역 최대 스테인리스 냉연제품 메이커로 부상했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던 인도시장 진출을 위해 2009년 POSCO-Maharashtra를 설립하고, 2012년 5월 연산 45만 톤 규모의 CGL 공장, 2013년 10월 연산 30만 톤 규모의 전기강판 공장을 각각 준공해 급증하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중국시장은 범용성 강재의 공급과잉에 적극 대응해 고급강을 생산한다는 전략에 따라 2013년 연산 45만 톤 규모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하는 광동포항 CGL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그동안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공, 판매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중국 내에서 고급 자동차강판을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최적화된 고객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직원 및 외주사 대표들이 비전 달성 결의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신입사원 김아로미,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이대우 노경협의회 대표, 권오준 포스코 회장, 손봉락 TCC동양 회
▲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직원 및 외주사 대표들이 비전 달성 결의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신입사원 김아로미,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이대우 노경협의회 대표, 권오준 포스코 회장, 손봉락 TCC동양 회

● 극한 구조조정으로 ‘POSCO the Great’ 완성

권오준 회장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인 2014년에 취임하며 ‘위대한 포스코를 다시 창조하자’는 의미의 ‘POSCO the Great’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윤리·화목·창의·일류경영의 4대 경영이념을 ① 철강본원경쟁력 강화, ② 사업구조 혁신 가속화, ③ 신성장사업 가시적 성과 창출, ④ 윤리기반의 경영인프라 구축을 4대 혁신아젠다로 삼아 ‘혁신 POSCO’를 이끌었다.

CTO(Chief Technology Office) 출신의 권 회장은 기술연구소장, RIST원장 등을 역임한 철강기술전문가로 포스코의 World Best, World First 기술 개발을 주도해 독점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 하드웨어인 강재와 이용기술, 상업적 지원, 휴먼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요소를 결합하는 솔루션 마케팅 활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왔다.

철강본원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 설비를 확충하고, 노후화 된 설비는 고급강 생산을 위해 신예화 했다. 또한 해외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와 시장 흐름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투자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한 솔루션마케팅도 적극 추진했다.

포항제철소는 3고로 개수, 2제강 노후 전로 교체 등의 설비고도화 사업을 추진했으며, 광양제철소는 5고로 개수, 4냉연공장 신예화, 3CGL 합리화, 기가스틸 전문 공장 7CGL 신설 등을 통해 고급강 생산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데 투자를 늦추지 않았다.

또한 무방향성 최고급 전기강판 생산능력을 연 16만톤으로 두배 확대하며 친환경 전기차 시장의 발달에 따른 최고급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해외에서는 태국 CGL공장도 준공했다. 연산 45만톤 규모의 태국CGL 공장은 고급 자동차강판 생산기지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태국 내 가공센터와 함께 도요타, 닛산, 포드 등의 글로벌 자동차사와 부품사 등에 공급해 고급 자동차강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술 기반의 ‘솔루션마케팅´을 강조하며 국내 주요 자동차사 및 조선사들을 직접 찾아갔다. 기술 솔루션 마케팅이란 고객에 대한 기술지원과 마케팅 활동을 통합한 것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 고객가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솔루션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등 국내 주요 자동차사를 직접 찾아가 기술전시회를 개최하고, 고객사를 포스코센터로 초청해 신차를 전시·시승하는 등 공동프로모션으로 고객사와 포스코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및 마케팅 교류를 확대했다.

이러한 철강본원경쟁력강화 활동에 따라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은 2014년 약 1,000만톤에서 2017년 1,730만톤 수준으로 70% 이상 누적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1,890만톤까지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솔루션마케팅 연계 판매량도 130만톤에서 514만톤까지 3배 가량 판매를 확대했고 2018년에는 600만톤까지 끌어올려 회사 전체 이익에 기여를 한다는 계획이다.

● 앞선 기술로 ‘Next 50년’을 준비하다

포스코는 전기차 및 무인자동차 등 스마트카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을 개발해 미래 소재로써 철강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강판으로,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 명명했다.

십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에 10톤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이는 약 1톤 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가로 10cm, 세로 15 cm 의 손바닥만한 크기 ‘기가스틸’에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특히 가공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포스코는 인장강도 780 메가파스칼(Mpa) 이상의 강판을 초고강도강이라고 하고,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의 강판을 ‘기가스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철강소재는 일반적으로 강도를 높이면 단단하기 때문에 구부러지지 않아 여러가지 형태로 모양을 만드는 가공이 어려운데, 포스코는 강도와 가공성(연신율)을 동시에 높이는 역설적인 ‘기가스틸’인 TWIP강, XF강을 개발한 것이다.

자동차 경량화와 대체소재의 수요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더 가볍고, 더 튼튼한 철을 만드는 기술개발에 힘써왔으며, TWIP강, XF강 등 강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사용자가 철강의 성형 또한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더 강하고, 잘 구부러지는 철’을 만들어냈다.

전세계 철강사들이 TWIP강, XF강과 같은 ‘단단하면서 잘 구부러지는’ 역설적인 ‘기가스틸’개발을 노력해왔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철강을 생산해 상용화에 성공한 철강사는 포스코뿐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스마트화에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 기업·국가·산업을 뛰어넘는 시스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는 50년에 가까운 오랜 현장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무(無)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작업장의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전한 생산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철강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을 자력 개발하고,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 과정에 인공지능을 도입함으로써 인공지능 제철소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제철소, 기술연구원,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와 산학연 공동으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광양 3CGL에서 본격 가동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포스코와 GE가 양사의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접목해 제철설비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고 사업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양사는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PosFrame)’과 GE의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인 ‘APM (설비자산 성과관리솔루션:Asset Performance Management)’을 결합하고 제철설비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포스프레임 플러스(PosFrame+)’를 개발ㆍ사업화하게 된다.

여기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모두 참여시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스마트 빌딩 앤 시티(Smart Building & City), 스마트 에너지(Smart Energy) 등 그룹차원의 전체 사업영역에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 솔루션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아감으로써 궁극적으로 Smart Industry를 위한 그룹 전체의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해 나간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미래성장엔진 육성을 위한 비철강 신성장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독자기술 개발 7년만에 전기차, 노트북, 휴대폰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광양에 연산 2,500톤 규모의 리튬추출공장 PosLX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초에는 호주의 리튬 광산 기업인 필바라(Pilbara Minerals)와 회사 지분 4.75%(79.6백만 호주달러)와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리튬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포스코의 리튬제조 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으로 이전까지는 고농도 염수를 자연 건조해 리튬을 생산하기까지 최소 12개월이 걸렸지만, 포스코가 개발한 PosLX 기술은 최소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이내면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생산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튬 회수율도 기존 최대 50% 수준과는 달리 80%이상까지 끌어올린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양극재 생산 회사인 포스코ESM를 통해 용량, 수명 및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이차전지 소재 ‘고용량 양극재, PG(POSCO Gradient)-NCM(Nickel Cobalt Manganese)’를 공급하고 있다.PG-NCM은 양극재의 중심부와 표면부의 조성을 다르게 설계해 니켈함량을 80%이상 높인 제품으로, 포스코는 니켈 함량을 올리면서 동시에 열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또한 포스코는 올해 1월 중국의 코발트, 니켈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2020년 하반기부터 연간 4,600톤 규모의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라인을 각각 가동하게 된다.

최근에는 삼성SDI와 함께 세계 최대 리튬 생산 국가인 칠레의 리튬프로젝트 최종사업자로 선정되어 양극재 합작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포스코와 삼성SDI는 칠레의 수출최저가 리튬을 원료로 2021년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진은 광양제철소내 PosLX 수산화리튬 생산라인.
▲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진은 광양제철소내 PosLX 수산화리튬 생산라인.

● ‘Next 50’ 포스코 어떤 준비해야 할까?

철강부문에 대한 고도화와 함께 고부가 월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판매 확대 그리고 리튬을 비롯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포스코의 다음 50년에 대한 준비는 이미 한창 진행중이다.

또한 다양한 미래 산업의 발전을 예측한 새로운 시도가 분명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와 국내 산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도 지난 50년 포스코가 국내 철강 및 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기업으로 꼽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설비자재 구매시 ‘최저가 낙찰제’ 폐지와 지난해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대금 1,000억원 증액 등과 같은 상생 정책이 환영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지나온 50년의 시간을 통해 한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는 데 있어서 신중하고 올바른 가치있는 선택을 할줄 아는 포스코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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