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사회가 최정우 포스코캠택 사장을 회장 후보로 추천하고 7월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사실상 최 사장이 권오준 회장에 뒤를 이어 민영화된 포스코의 네 번째 회장에 낙점된 것이다.

이번 회장 인선과정은 많은 주목을 받았고 어느 때보다 많은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현직 포스코 경영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전직 관료와 퇴임한 포스코 경영자까지 이름을 올리는 광폭 인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선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운영의 미숙함과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들의 반발, 정치권의 외압 의혹 등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들이다.

우리는 이런 소란이 포스코 회장 인선이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는 세계 1위 철강사다. 국내 재계 순위 6위의 기업집단이다. 이런 포스코의 위상을 생각하면 회장 인선에 개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누구도 개입을 하고 싶을 것이다. 특히 과거 포스코 회장 선정 과정에 외압이 일부 있었던 만큼 잡음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일부 잡음과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호사가들의 얘기 처럼 외국인이나 관료를 CEO를 선택해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포스코는 외국인을 영입할 정도의 특단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다. 또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포스코의 수장으로 앉히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정우 신임회장의 낙점은 최선인지는 몰라도 차선은 되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 불확실성 제거, 경영의 연속성 확보

우리는 포스코 경영자 인선에 우선되어야 할 것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구택 회장은 본원경쟁력을, 후임인 정준양 회장은 다각화를, 뒤를 이은 권오준 회장은 다시 본원경쟁력을 강조했다. 포스코 신임 회장들은 취임과 함께 선대 회장의 경영전략을 수정하기 바빴고 일각에서는 전임회장 지우기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포스코는 많은 기회 손실를 잃었고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최정우 신임회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선이었지만 지난 수년간 포스코 구조조정을 선도하고, 주요 계열사 핵심 임원 및 사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안정감 있는 인선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긍정성은 포스코 CEO의 다양성 확보다.

민영화 이후 서울대와 엔지니어 출신 회장이 계속 임명돼 왔다. 이 때문에 포스코 차기 회장으로 포스코 내부에서는 장인화 사장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최 신임회장의 선택은 포스코 내부의 CEO풀의 다양성와 시대에 맞는 회장 선출 가능성을 넓혔다는 점에서 또한 긍정적이다.

-신임 회장의 숙제는?

최 신임회장에게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포스코의 성장의 중책을 맡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최 신임회장이 임기 중 승계구도를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준양 전회장, 권오준 전회장 그리고 최정우 신임회장까지 의외의 인물이 CEO에 선출됐다는 세간의 평가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기업 최고 경영자 자리는 깜짝 인사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포스코 내부에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이 있고, 승계 프로세스가 잘 작동됐다면 의외의 인물이 CEO가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포스코 내부에 경영 수업과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를 갖추고 관철시켜 나가야 각종 구설수는 물론이거니와 난제인 외압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임무는 철강외 사업의 완성이다. 포스코 그룹은 포스코 의존적인 기업이다. 이구택 회장부터 계열사들의 독자적인 성장과 먹거리 확보를 요구해 왔지만 포스코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 이외의 주력사업 확보에 실패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최정우 신임회장의 이력은 엔지니어적 관점의 다각화, 철강 중심적 다각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을 대체할 혹은 철강사업만큼 성장할 미래 지향적 사업을 성공시켜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

철강부문에서도 과제가 산적하다. 한국의 철강 시장은 경쟁구도가 안착되어 가고 있다. 현대제철과의 복점적 경쟁 구도를 안정시키고, 저가 수입품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무역분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포스코 회장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영광의 이면에는 책임이 따른다. 최 신임회장이 말한 것 처럼 "100년 기업 포스코"의 초석을 놓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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