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철 스크랩 부족 국가에서 수급을 무시한 채 무작정 전기로를 돌린 ‘죗값’인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제강사들은 “안정적인 납품”을 해 달라고 요청하고, 안정적인 납품을 위해 각종 편익을 제공한다. 그러나 제강사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부침은 더욱 커진 것 같다. 대표적인 공급부족 지역인 남부지역의 경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하루 2,000톤 미만 입고되던 물량이 가격을 올리면 5,000톤 이상으로 늘어나고, 옆집에서 먼저 올리면 납품량이 반 토막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철 스크랩 투기 세력 때문에 제강공장 문 닫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매일 연출되고 있다.
- 제강사가 투기적 거래 유도한 것 아닌가?
전문가들은 투기적 거래를 하는 주체는 철 스크랩 유통업체이지만 조장하고 유도하는 것은 제강사라는 것이다.
500톤 재고를 보유한 중상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단서가 풀릴 것 같다.
6월말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톤당 37만원이다. 500톤을 매도할 경우 매출액은 1억8,500만원이다. 유통업체 평균 마진율 2%를 기준으로 한다면 영업이익은 370만원이다.
남부지역 제강사는 지난 7월 첫째 주 공식적인 가격 인상만 3만원을 했다. 같은 500톤이지만 몇일만에 매출액은 1억9,500만원, 영업 이익은 1,870만원, 영업이익률은 9.6%로 늘어나게 된다.
꼭 재고를 처분해야 할 유통업체를 제외하면 눈앞의 가격 폭등을 무시한 채 제강사의 요구에 맞춰 꾸준히 출고를 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중소상의 투기적 거래는 "칼날 위에 선 가격"이 주된 이유다. 단기간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위험부담도 커졌지만 위험에 따른 기대마진도 부풀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 특히 최근 남부지역 철 스크랩 시장은 ‘3만원 인상은 기본’이라는 심리마저 굳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남부지역의 가격 상승은 1회 1만원 상승은 거의 없었다. 최소한 2회, 3만원 상승은 거래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 저 재고 정책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제강사들이 급격히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고가 부족해 안전 재고 확보를 위해 시장의 기대 값을 빠르게 충족시켜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재고는 연중 부족 상태다. 120~130만톤 제강공장의 철 스크랩 재고가 2만톤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납품량이 줄면 제강사의 가격 조정이 일주일 내에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유통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재고 방출도 줄이게 된다. 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하락 할 요인은 없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없다. 유통업체로선 유통량 감소가 꽃놀이 패일 수 밖에 없고, 제강사는 칼 날을 쥐게되는 것이다.
제강사들은 인센티브, 특별구매, 주간할당, 일간할당 등 안정된 납품을 유도하기위해 다양한 유도 책을 쓰고 있지만 현재로선 백약이 무효한 상태다. 본질인 "저 재고 정책과 적은 수입"을 외면한 결과다.
유통업체들의 ´투기적 거래´로 전기로 제강업은 멍 들고 있지만 배후 세력은 ´제강사 바로 자신´이다.
손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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