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DBS 뱅크 이은영 애널리스트
▲ 싱가포르 DBS 뱅크 이은영 애널리스트
무역 분쟁으로 인한 각 국의 성장률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의 철강사와 철강협회, 정부가 유기적이면서도 독립적으로 역할 분담에 나서 위기를 돌파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2018년 아시아스틸포럼에서 싱가포르 DBS 뱅크의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보호무역주의와 아시아 철강사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지난 3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언급 후 6월 1일부터 관세 부과가 시작됐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한국은 미국의 철강 관세에서 면제 됐지만 최근 3년간 실적에 따른 쿼터를 받게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3,500만톤의 철강재를 수입해왔다. 이는 전체 철강재 수요의 2% 수준이다. 관세 부과 이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입량은 실제로 약 11% 감소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이유로 자국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후 실제로 미국 내 가동률이 78%까지 올라갔다. 작년 미국의 설비가동률은 평균 74% 수준이었다.

가동률 증가와 함께 미국 내 철강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 때 가격차는 300달러까지 벌어졌다가,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격하락세를 보이면서 격차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미국 최종 수요가와 소비자들의 경우 그만큼의 비용을 더 치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철강 수입재 중 캐나다, 브라질, EU의 비중이 높은 상태이며, 25%의 관세 부과에도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쿼터를 받은 4개 국가들의 수입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U도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면서 글로벌 쿼터제 시행했다. EU의 경우 지난해 약 3,100만톤의 철강재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EU 수요량의 1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국가별로는 인도, 터키, 중국, 한국, 러시아의 비중이 컸다.

올해 철강시장의 특이할만한 현상 중 하나는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나 물량 측면에서 어려움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격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수요도 견조한 흐르믈 보이며 물량도 안정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232조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중국의 경우 기존 AD와 CVD 자체가 많아서 철강의 경우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자동차의 경우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것이 18%이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의 경우 20% 비중의 철강재를 소비하기 때문에 철강에 부과하는 것보다 자동차에 부과하는게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역 전쟁으로 인해서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철강은 경제성장과 비슷한 흐름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장률이 떨어지면 철강 수요의 하락도 불가피하다. 철강수요의 탄력성과 GDP는 연관성이 깊다. 한 예로 GDP가 1% 상승하면, 철강 수요가 1% 성장한다. 무역전쟁 때문에 미국과 중국 뿐 만 아니라 각국의 성장률이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도 경기 성장률을 감안할 경우 철강수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중국의 철강 수요가 다소 내년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경제도 철강을 많이 소비하는 성장 단계가 어느 정도 지났기 때문에 전반적인 성장은 하지만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철강소비는 전 세계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경기와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소비는 건설 쪽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 자동차나 기계 등 제조업 비중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향후에는 이런 식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뉴스로는 중국의 내수 진작 정책을 들 수 있다. 4개의 도시에 1,600km에 달하는 지하철 건설을 결정했다. 이번증설이 약 8천만톤의 철강 수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프라 건설이 고정자산 투자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인프라 투자 수요증가는 철강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무역분쟁에도 철강이 좋았던 이유는 중국의 공급 측 개혁과 환경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급 철강재 퇴출했던 점이 중요했다. 지난 2년 동안 약 1억 3,700만톤의 캐퍼가 줄어들었고 전체 중국 캐퍼의 13%가 줄어든 것이다. 설비 퇴출을 통해 산업의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올해도 생산을 줄인다고 해서 기대를 했지만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과 맞물리면서 다소 늦춰지고 축소되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전 세계 철강 생산도 다소 둔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철강 회사들의 경우 철강수요가 언젠가는 둔화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철강산업 성숙 단계로 진입한 국가들의 경우 구조조정이 들어가야 한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의 통합처럼 정리 후 설비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공급능력을 늘리는 것은 지양해야 할 때다. 철강이 교역 산업인지 내수 산업인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됐다. 그 나라에 수요 단계와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시장 분석을 철저히 하여 진출하는 것이 맞다. 수익성과 하이엔드 수요에 포커스를 맞춰 기업의 전략도 변화해야 한다.

철강협회의 경우 정부와 철강기업 사이에서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철강 산업과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능력을 갖춰야 하며, 수요 예측과 투자에 있어서 검증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한다. 기업 간의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의 경우 협회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역할에 나서야 한다. 증설에 관해서 검증 시스템을 확실히 해야 하며, 산업간 회사간 이해 관계 상충 시 절충할 수 있는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용의 문제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구조조정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AD, CVD, 세이프가드 무역 규제안을 가동하기 전에 자율 협의체를 구성해서 협회, 정부와 기업이 만나서 사전에 의논하여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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