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들이 10월분 마감 계산서를 발행했다. 예상대로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원칙마감이었다. 유통업체들은 반발이 거세다. 공급부족으로 매출도 부족했던 와중에 적자까지 감수해야 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고지된대로 10월 초순에 출하된 물량에 대해서는 톤당 70만 5,000 원, 18일부터 24일까지의 물량은 71만 5,000 원, 25일 이후의 물량에 대해서는 73만 원의 마감가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감가 고지 당시 74만 5,000 원이었던 기준가가 건자회와의 협상 타결 이후 74만 원으로 조정된만큼 당초 고지보다 5,000 원을 할인한 것 외 다른 할인은 없었다.

동국제강 역시 원칙마감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가격 변동폭의 평균가를 계산해 기준가에서 1만 5,000 원 ~ 2만 5,000 원을 할인한 71만 5,000 원 ~ 72만 5,000 원의 마감 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제강사들 역시 71만 원 ~ 72만 원 가량의 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별로 할인폭이 다르게 적용되기는 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가 계산서를 발행하면서 우려했던 유통업체의 적자 판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철근 가격은 월초 69만 원에서 출발해 72만 원에서 고점을 이뤘다. 현재 제강사 마감가격대로면 유통업체들은 적게는 톤당 1만 원에서 많게는 톤당 4만 원까지 적자를 보게된다.


유통업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무시한 제강사의 일방적인 원칙이라는 주장이다. 유통업체 중에서도 실수요 거래가 많은 업체들의 손실폭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와 건설사의 원칙다툼 속에서 사이에 낀 유통사들만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가 가격을 끌어 올리라고는 하지만 정작 시장상황이 그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데, 제강사가 자기 입장만 고수한다”고 성토했다.

반면 제강사들은 “이미 여러차례 원칙마감을 천명해 왔는데 유통사들이 가격을 자체적으로 결정해 팔아놓고 제강사에 불만을 제기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유래가 없을 정도의 철근 품귀 시장에서 판매증진을 이유로 저가판매를 지속하면서 정작 그 손실분을 제강사가 메워줄 것이라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제강사가 언급하지도 않은 할인 조항들을 마음대로 상정해 팔아놓고 나중에 제강사에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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