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연 코일센터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다는 분위기다. 수요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저가경쟁 과열과 재고평가손실 확대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요 코일센터 관계자는 “연초 고점으로 시작했던 시중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재고에 대한 마진 폭이 줄어든 부분이 실적 악화의 요인이다”라며, “사실상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열연 코일센터 5개사의 올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간 평균 이익률이 4.8%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큰 폭 내려간 수치다.

자료: 금융감독원
▲ 자료: 금융감독원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에서 고전하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다는 점이다. 실제 삼현철강과 대동스틸만이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8.3%, 2.8% 각각 증가했을 뿐 나머지 3개사는 최소 7%에서 최대 14.3%까지 매출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영업이익도 삼현철강만 간신히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고, 나머지 4개사는 큰 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동스틸과 한일철강은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문배철강과 동양에스텍은 각각 56%, 96.2% 대폭 이익이 감소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 자료: 금융감독원

이러한 코일센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시중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확대다. 연초 톤당 80만원을 호가했던 시중 열연 유통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9월 톤당 70만원 초반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매입원가가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코일센터들이 재고 조정을 통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국산 판매 손실을 상쇄해왔던 중국산도 9월까지 연중 최고점 수준인 590~620달러(CFR기준)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며 코일센터들의 원가부담을 오히려 가중시켰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시중가격 하락은 코일센터들이 벌어진 재고원가 스프레드를 만회할 수 있는 여지조차 제한적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도저히 시세차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매출과 이익이 크게 줄면서 금융권 대출에 차질이 생기는 등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자금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영세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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