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경금속은 1997년 스테인리스 이형강 전문 업체로 출발하여 봉강과 형강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세경금속은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전사적인 노력으로 연간 300억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경금속은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어려운 환경을 도전과 발판으로 삼아 2023년 매출액 500억을 목표를 수립했다. 본지에서는 세경금속의 한상진 대표이사를 만나 세경의 미래 비전과 포부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세경금속(주) 한상진 대표이사
▲ 세경금속(주) 한상진 대표이사
Q> 먼저 세경금속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세경금속은 1997년 9월 스테인리스 형강 전문업체로 창립하여 명실 공히 국내 형강 선두주자로써 22년째 형강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형강이란 제품은 단면이 일정한 모양을 가진 압연강재로 보통 앵글(ㄱ형강), 채널(ㄷ형강), H형강, T형강, 평강 등을 지칭하며, 원형강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이외에도 이형 냉간 압연품 등도 있다. 주로 건설용 인테리어와 건축 외장재, 식품기계 보강대, 조선, 석유화학 외에도 각종 보강재 및 주요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원형강의 경우 산업용 각종 부품의 주요 자재로 사용된다.

국내에는 현재 스테인리스 형강 압연 강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경금속은 창립 당시부터 일본 도요타 그룹 아이치제강의 협력업체로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왔고, 현재는 아이치제강의 한국 총판으로서 최고급 품질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등의 제품도 취급하고 있다. 다양한 규격과 원산지의 재고를 국내에서 최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많다.

Q> 세경금속의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세경금속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언제나 편안하게 와서 상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테인리스 형강의 특성 상 수요자는 대기업이 절대 아니다. 물론 대기업이 설비 발주를 하겠지만, 세경금속이 납품하는 곳은 하청업체들이다. 그들이 설계와 가격 견적을 필요로 할 때, 어떤 강종과 규격을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당사와 협의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업계 최고로 다양한 강종과 규격의 재고를 비축하고 있어 언제든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설계 시 필요로 하는 구조역학 상담을 하게 될 경우 일본의 아이치제강 기술진이 와서 상담을 해주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고객이 필요할 때 세경금속은 언제나 옆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인터뷰중인 세경금속 한상진 대표이사
▲ 인터뷰중인 세경금속 한상진 대표이사

Q> (구)삼미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쉽지 않은 독립 사업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싶다.

A> 누구나가 기업체에 다니다가 독립을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 기회가 와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삼미에서 수출부에서 일을 시작했고, 국내 영업부로 보직을 이동하면서 스테인리스 형강 및 봉강 영업을 담당하게 됐다. 당시 한국에서 Long product의 1인자가 되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일했다.

당시 삼미종합특수강은 일본 아이치제강과 장기적인 합작투자를 전제로 MOU를 체결했고, 국내 앵글 생산 부족분을 아이치제강에서 OEM 생산하여 국내에 공급을 받았다. 그 때 수주를 담당했기 때문에 아이치제강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삼미가 부도가 나면서 형강류 생산이 중단됐고 이 수요가 아이치제강의 제품으로 대체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기회로 보고 독립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어떻게 보면 쉽게 사업을 시작했다고 비춰질 수 있지만, 이후 시장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독립하자마자 한국은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환율 폭등으로 수입가격 역시 폭등했다. 외환위기가 지나자 당시 형강 생산 업체였던 배명금속이 반덤핑을 제소하여 일본 제품의 수입이 막히게 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련이 상당했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항상 노력하고 준비하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교훈과 자신감을 얻게 됐다. IMF 외환위기,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사업상의 위기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항상 최악의 상태를 준비하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Q> 최근 특수강 유통시장은 저마진 구조에서 동종업체들 간의 과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세경금속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삼미에서 일할 당시만 해도 유통 구조는 수직적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당시의 유통 구조는 Mill - 1차 대리점- 2차 유통업체 -3차 유통업체 - 소비자 형태의 구조였다. 그래서 당시에는 메이커 대리점이 되면 영업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대리점권 취득이 소위 영업이 알아서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마진의 경우도 1단계씩 내려갈 때마다 안정적인 유통마진이 책정되고 시장에서도 그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유통업계도 변화가 일어나며 개편이 되기 시작했다. WTO 협정으로 관세가 없어지면서 철강업도 수출이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소규모 수입상이 하나둘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거 수입시장이 개방되면서 전통적인 1~3차 유통 구조가 무너지고 모두가 1차 유통업체가 되는 완전 경쟁 시장으로 진입하게 됐다.

모두가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취급해야 하는 체제로 유통시장이 변모하게 됐다. 이를테면 마트화가 된 것이다. 소규모의 사업장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대형업체 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되며 사실상 중간 단계는 없어지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중국의 지속적인 생산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시장은 모두가 알다시피 저마진 구조로 변했고 유통업체들의 존립마저 어렵게 됐다.

적절한 유통마진은 얼마인가? 나도 알고 싶은 답이다. 이러한 시장구조는 비단 국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인 문제일 것이다. 원론적인 답일 수 있지만 유통업체는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자는 품질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급자는 다양한 품질의 제품군을 갖추어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소비자는 용도에 맞는 품질의 제품을 사용한다. 필요하다면 고급 품질에 합당한 값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세경금속은 가격대가 상 중 하 세 가지 구조로 되어 있다. 앵글의 경우 최고급으로 분류되어 조선 및 해양플랜트, 반도체 분야에 쓰이는 아이치제강의 제품이 가장 비싸고, 인도산이 중간 가격, 상대적으로 저품질인 중국산 앵글의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필요한 용도에 맞춰 품질을 먼저 결정하고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한다.

결국 유통업체의 수익성 제고는 3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품질에 따른 가격 차등화로 적절한 이윤을 형성하는 것이고 둘째는 적절한 재고 투자로 평균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안정적이고 독점적인 공급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당사는 이런 면에서 타 업체들보다 구축이 잘 되어 있다고 자부한다.


Q> 최근 연관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특수강 유통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도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유통업체의 역할과 돌파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최종 수요처의 침체는 유통업체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다. 수요 부진과 원자재 공급과잉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유통업계는 과당 경쟁에 따른 제로섬 게임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당사의 경우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실 동북아 4개국은 나라만 다르지 경제권은 역내 단일 체제로 봐야 한다. 중국의 상해, 천진의 가격은 실시간으로 국내 시장에 반영되고 있고, 전화로 주문하면 1주일 내로 인천과 부산에 입항하는데 국내 주문과 다를 게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대만, 중국 시장의 속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은 좀 다르다. ‘일본식 완벽주의’ 때문에 그런지 모르지만 주문 납기가 상당히 길고 대응이 늦은 편이다. 당사는 일본 아이치제강에 요청하여 당사의 재고품을 아시아 지역에 판매할 수 있는 판권을 지난 2018년부터 취득했다.

당사가 구축한 즉납 체제가 대응이 다소 늦은 일본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품질이 필요하지만 납기가 맞지 않아 애로사항을 겪는 아시아 각국의 바이어들에게 아이치제강의 제품을 바로 공급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조선 용도로 문의가 들어와 상담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의 유통업체가 위기를 돌파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에 처음으로 수출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좀 더 다양한 제품과 국가로 수출을 시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Q> 유통업체로는 드물게 수출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수출을 하게 됐으며, 향후 수출과 관련한 계획은 무엇인가?

A> 유통이 내수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느 나라건 유통과 거래를 해야만 하는 틈새시장이 있게 마련이다. 한국 유통업체의 장점, 가령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망라하는 고객 관리 능력이나 재고 관리 능력, 이를 활용한 원가절감 노하우 등을 활용하면 유통을 통한 수출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향후 유통이 살아남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수출은 이제 시작단계다. 지난해 22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에는 더 확대할 계획이다.


Q> 대표이사로써 역점을 두고 사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경영철학은 무엇인지?

A> 대기업에서 대리점을 관리하면서 대리점 직원들이 불투명하고 막연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원칙을 세운 것은 직원들에게 단순한 급여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회사와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미래에 대한 목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려고 하고 있다.

“더불어 같이 사는 삶”은 늘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어떤 이는 독립해서 사장을 꿈꾸기도 할 것이고, 어떤 이는 정년까지 일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노력하면 회사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Q> 올해 목표와 앞으로 20년 후의 세경금속과 임직원들은 어떤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기업은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를 거치기 마련이다. 찰스 핸디의 시그모이드 곡선 이론에 따르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쇠퇴기로 진입하기 전 새로운 상승곡선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양이 S자이기 때문에 S곡선이라고 부른다.

기업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되돌아보면 세경금속은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를 새로운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아 또 다른 성장곡선을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 영업부를 영업본부로 승격하고 업무를 재분장하여 영업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수출 사업 또한 새로운 성장 동력중 하나이다.

20년 후 세경금속은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스테인리스 형강 전문업체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임직원들이 세경금속이라는 뿌리를 두고 전국 각지에서 독립된 경영체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지만 오래 가는 회사, 더불어 회사와 개인 모두가 성장해 가는 세상, 이것이 나의 소망이다.

Q> 마지막으로 독립을 꿈꾸거나 갓 입사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전문가가 되어라’는 것이다.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는 온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기회도 자주 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래서 준비를 해야 한다. 전문가는 시간이 지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하고, 인맥을 넓히고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유혹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는 사장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라. 지금은 환경이 좋아져서 시간이 없어서 자기개발을 못한다는 얘기는 말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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