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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제강사에 필요한 것은 ´배수진´이다.
- 가공 철근 저가 수주 근절이 답인가?
2019-03-07 15:47  l  손정수 기자 (sonjs@steelnsteel.co.kr)
 
◇ 손정수 기자
한신은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장군중 한 명이다. 그 만큼 한신과 관련된 고사도 많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만 해도 과하지욕(袴下之辱), 다다익선(多多益善), 사면초가(四面楚歌), 토사구팽(兎死狗烹) 등이 있다.

여러 한신 고사 중 백미는 배수진이다. 배수진은 말 그대로 물을 등지고 진을 쳤다는 말이다. 사마천은 사기 ´회음후 열전´에서 한신이 수 만 명으로 20만 명의 조나라 군사와 싸워 이겼다고 전했다. 당시 한신의 전법은 배수진이었다고 한다.

한신은 심리전의 명수였다. 적은 수로 많은 군사를 이기기 위해선 불퇴전의 각오가 필요했던 것이다. 퇴로를 차단해 ‘죽기 살기’로 싸울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이겼고, 살아 남았던 것이다.

한신 뿐만 아니다. 알렉산더는 ´망치와 모루´ 전술로 유명하다. 이 전술 역시 사생결단 전술이라는 점은 같다. 모루 역할을 하는 병사들이 죽기살기로 버티면 망치 역할의 기병이 뒤나 옆을 공격해 적진을 무너뜨리는 전술이다. 여기서 핵심은 버티기 이다. 알렉산더는 버티기로 이겼고 다리우스는 마케도니아군의 방패를 못넘었다.

생즉사, 사즉생 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제 현장의 기본 원리도 앞의 전투와 유사하다. 어떤 때는 배수진을 치고 사즉생의 각오가 필요한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칼날 위 같은 환경에서 모루 처럼 버티는 강인함이 필요할 때도 있다.

- 철근 가공은 제강사 몫이 아니다

철근 제강사들의 상황이 이와 같다.

철근 제강사들은 단군이래 최대 호황기를 지나고 있다. 철근을 없어서 못 파는 시절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수익은 처참하다. 내부적으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가오는 수요 감소를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 질 수 밖에 없다. 현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 지금이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감이 제강사에 넘실거린다.

수익성 개선의 첫 번째 과제로 지목된 것이 철근 가공이다. 철근이 동나 못 파는 지금도 제강사들은 기준가격에서 적게는 6~7만원, 많게는 8~9만원씩 할인된 금액에 출하 중이고 아무리 가격을 올려도 수익성 개선이 더딘 이유도 가공 탓이다.

제강사들은 대책으로 저가 수주 근절을 선택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공이 저가로 형성된 것은 저가 수주가 원인이 아니다. 결과다. 제강사의 욕망, 미래의 판매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달콤함이 저가 수주를 만든 것이다. 제강사 스스로 달달함을 쫓다 ´당뇨´라는 저수익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제강사가 가공 철근 저가 수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오직 하나다. 가공 철근 수주를 포기하는 것이다. 썩은 살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듯 가공의 포기는 시장을 제자리로 돌리는 일이기도 하다.

가공은 제강사 몫이 아니다. 제강사 중 가공 공장을 보유한 곳은 대한제강 정도다. 동국제강은 가공 공장을 만들었지만 경제성 문제로 두 손 들었다. 제강사가 수주한 가공 철근은 대부분 외주 처리돼 현장에 납품된다.

철근 가공공장은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로 운영이 된다. 부가가치가 낮고 단순 노동 현장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저임금으로 버티는 시장이다. 또 소규모 사업장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제강사가 직영 할 수 없는 시장이다.

따라서 제강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저가 수주 근절이 아니라 철근 가공 시장에서의 철수와 시장을 주인인 가공공장과 건설사에 돌려 주는 것이다.

저가 수주 근절은 수익성 개선이 이슈가 된 오늘 이순간을 이기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저가 수주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다시 물량중심 수주, 저가수주가 고개를 들 것이다. 가공 시장 철수선언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건설사의 저항을 견뎌야 수익 구조를 개선할수 있다. 그리고 전 제강사가 수익성 개선에 목이 마른 지금이 그때이다.

다시 말하지만 가공 저가 수주 근절은 수익성 저하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저가 수주 근절로 당장의 전투에서 이기더라도 결국 적정 수익성 확보라는 전쟁에서는 패배할 것이 자명하다. 이미 때이른 남풍을 타고 저가 수주 소문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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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수 기자  sonjs@steelnsteel.co.kr
스틸데일리 스크랩/원료 담당 손정수 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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