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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취재수첩
[취재수첩] GTS 투자 논란 ´이게 최선입니까?´
- "GTS의 신공장 건설 논란, 한국 STS 산업의 발전에 귀결돼야"
- GTS 신설은 구조적 공급과잉 심화 불가피
- 포스코와 현대차그룹, 생존권 중심의 반대는 공감대 못얻어
2019-06-11 08:08  l  손정수 기자 (sonjs@steelnsteel.co.kr)
 
몇 해 전 한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백화점 CEO는 결제 직전에 “이게 최선입니까?”라는 말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GTS(길산그룹과 청산그룹의 합작사)의 투자 결정과 이에 반대하는 모두에게 필자가 묻고 싶은 말이다. "이게 최선입니까?”

15년 만에 스테인리스 냉연 시장이 다시 설비 투자 문제로 시끄럽다. 올해 길산그룹과 청산그룹이 합작사(이하 GTS)를 설립해 연산 50만 톤 급 연연속 냉연설비를 놓겠다는 투자 발표 이후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설비투자를 원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이나 정당성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우리는 이번 논란이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논란은 지난 2004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느낌이다. 스테인리스 산업의 발전과 건강한 생태계 구성은 뒷전이고 자사 이기적인 대응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까지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 같다.

- GTS 투자는 한국 스테인리스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GTS의 신 냉연공장 투자 결정이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GTS의 신 공장 투자 결정은 구조적 공급과잉을 더욱 심화시켜 가격 중심 시장, 더욱 허약해진 생태계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모두 잘 알듯이 한국 스테인리스 냉연산업 구조는 기형적이다. 지난해 생산량의 30%를 수출했고, 국내 소비량의 34%를 수입했다. 심하게 말하면 46만 톤은 국내에서 주인을 못 찾아 수출을 한 것이고, 35만 톤은 가격 등 갖가지 이유로 수입이 됐다.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은 이 구조를 해결해야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 GTS의 이번 투자 결정은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GTS의 경쟁력은 재무, 원가, 품질,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이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원가다. 투자자인 청산강철의 경쟁력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가 이외의 다른 요소가 기존 업체들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청산강철의 힘에 기댄 GTS의 경쟁력은 건강한 시장 경제의 첫 번째 조건인 우승열패와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청산강철의 결정에 따라 한국 시장이 들썩이고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스테인리스 냉연 연연속 설비는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에 취약하다. 또 투자사인 청산강철도 300계 중심의 대량 생산 체제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이는 한국 시장이 300계 중심의 가격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제품구조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에 300계 중심, 가격 경쟁 중심 시장 구조의 고착은 시장의 체력을 더욱 고갈시킬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또 다른 우려는 청산강철 자체다. 청산강철은 전세계 스테인리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에 상응하는 경쟁력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본국인 중국은 물론 전세계 시장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자국 스테인리스 시장의 생태계 교란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에 있다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GTS의 투자 저지를 위해 생산업체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이 GTS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분히 생사의 문제이다. 그 배경은 경쟁력 차이에서 기인한다. 투자자인 청산강철이 막강한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청산강철의 진출은 기존 생산업체들의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거친 반발을 낳고 있는 것이다.

뛰어나다는 것이 죄가 아니듯,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보유한 외자 기업의 투자도 거부될 이유는 없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무조건 ‘반대’입장만을 얘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오히려 포스코와 현대차 그룹은 GTS 투자 반대 입장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답을 내 놓아야 한다.

청산강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노력할 것이고,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그 때까지 정부와 소비자에게 보호와 양해를 요청해야 한다.

아쉽게도 GTS가 투자의 타당성을 주장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을 비판한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낸 것 같다. 스테인리스 업계에선 GTS의 투자를 반대하는 사람들 조차 GTS의 비판에 대해 “틀린 말은 없네! 더 강하게 비판했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스테인리스 시장은 구조적 취약성과 저 수익성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고, 포스코와 냉연사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 없이 생존권 문제에만 매달린다면 누가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지지하겠는가?

- 2004년의 재판이 되어선 안된다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에서 투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포스코의 연연속 투자를 두고 한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욱 취약해진 생태계와 경쟁력이었다.

공급과잉은 더욱 심화됐고, 현대차그룹은 원가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해외 공급사에 더 깊이 의존하게 됐다. 특히 소재인 열연을 넘어 제품인 냉연까지 수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스테인리스 시장의 일각에서는 냉연사가 아니라 ‘수입 상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렇듯 이번 GTS의 투자와 논란을 불러온 1차적인 책임은 포스코와 현대차그룹의 취약한 경쟁력과 여기에서 비롯된 허약한 생태계에서 찾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 없이 투자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투자를 원하는 GTS도, 막고자 하는 포스코와 현대차그룹도 답을 해야한다. 한국 스테인리스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게 최선입니까?” 스테인리스 시장 참여자들은 답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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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수 기자  sonjs@steelnste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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