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프린트 강판 3社 집중탐구
① 포스코강판 ② 아주스틸 ③ 동국제강

컬러강판의 변신이 화려하다. 색상과 패턴으로 무장한 제품은 물론이고 내식성, 가공성, 항균 등 갖가지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혔다. 대표 주자는 ‘잉크젯 프린트 강판’.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디자인을 제품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가전 및 건재용 시장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잉크젯 프린트 강판 제조업체 3개사의 제품을 조금 더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고해상도 풀 컬러로 태어난 ‘예술 강판’

시리즈 첫 번째로 다룰 업체는 포스코강판(사장 하대룡)이다.

포스코강판은 비교적 최근 잉크젯 프린트 강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 5월 ‘포스아트(PosART, POSCO Artistic Steel)’라는 이름으로 양산을 시작했고, 이듬해엔 고가의 대리석 무늬를 구현할 수 있는 ‘포스아트 마블(PosART Marble, 이하 포스마블)’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포스아트로 제작한 아트월(사진=포스코강판)
▲ 포스아트로 제작한 아트월(사진=포스코강판)

우선 포스아트는 높은 해상도, 다양한 색상 그리고 우수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이다. 마치 강판을 도화지 삼아 예술 작품을 그려내듯,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출력할 수 있다.

특히 해상도의 경우 기존 ‘롤프린트’나 ‘실크스크린’ 방식보다 훨씬 선명하다. 수치상으로 100~300dpi 수준에 머물던 해상도가 1,440dpi까지 높아진 결과다. dpi(dots per inch)는 화면 1인치당 몇 개의 점이 들어가는지를 뜻하는 말로 수치가 높을수록 이미지가 또렷하게 출력된다.

색상 선택의 제약도 덜었다. 잉크젯 프린트 방식을 도입하기 이전에는 3~5가지 색상만 고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색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미지 선택도 자유롭다. 어떤 이미지라도 2~3일 내에 제작할 수 있다. 별도 금형제작이 필요 없다 보니 제작기간 또한 짧다.

아울러 입체감을 살리는 데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아트가 타사 잉크젯 프린트 강판 제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적층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같은 면에 반복적으로 잉크를 뿌리는 방식인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인쇄를 하게 되면 입체감과 질감을 더욱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리석 무늬를 입힌 포스마블. 대리석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사진=포스코강판)
▲ 대리석 무늬를 입힌 포스마블. 대리석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사진=포스코강판)


◆ 대리석보다 더 대리석 같은 ‘포스마블’

포스마블도 고급 강건재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리석보다 더 대리石 같은 대리鐵’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대리석의 새로운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마블의 가장 큰 특징은 비용 절감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천연 대리석 대신 포스마블을 사용할 경우 시공비를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시공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욱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친환경성과 편리한 유지관리도 강점이다. 포스마블은 환경에 무해한 철과 유리로 제작돼 친환경적이고 재활용 또한 가능하다. 최근 유해물질 검출로 논란을 겪고 있는 대리석과 비교하면 비교 우위에 서는 부분이다.

유지관리도 편리하다. 대리석은 시간이 흘러 색이 변하거나 오염되면 이를 복원하기 위해 전문 업체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포스마블은 그렇지 않다.

포스마블은 대리석 무늬가 프린트 된 포스아트 위에 박막 유리를 접합하거나 특수코팅 처리를 하여 만들기 때문에 물티슈나 유리 세정제로도 오염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표면에 유리나 특수코팅이 적용되니 경도와 내화학성(염기 또는 산에 견디는 힘)이 강화되는 건 덤이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마블은 컬러강판의 부가가치를 높인 고급재임과 동시에 재활용 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우선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호텔 로비를 공략하고, 향후 시장성을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단점 줄이고, 효율성 높인 최첨단설비

포스아트와 포스마블을 제작하는 잉크젯 프린트 설비에도 경쟁력이 있다. 기존 CCL(Continuous Coating Line, 연속도장설비)의 단점은 줄이고, 효율성은 극대화한 것.

특히 공간과 에너지 효율성이 좋아졌다. CCL 설비의 경우 에너지 소비가 비교적 많고 제품을 건조하기 위한 넓은 부대 공간이 필요했지만, 잉크젯 프린트 설비는 그렇지 않다. 철판 위에 흩뿌려진 잉크를 자외선 빛으로 바로 말리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덜하고, 건조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이미지 수정이 쉽다는 것도 강점이다. 기존 설비는 고객의 주문대로 패턴 롤 작업이 들어가면 중간에 이미지를 수정할 수 없었지만, 잉크젯 프린트 설비는 포토샵 프로그램을 통해 즉각 수정할 수 있다. 게다가 패턴 롤이나 도료를 교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 없고 불필요한 부자재 낭비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참고로 패턴 롤이나 소재를 준비하는 작업 시간은 평균 1시간 이상 소요되며, 잉크젯 프린트 설비의 경우 보통 10분 이내에 작업 준비가 끝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제품의 품질 편차가 적은 것도 매력요소다. 기존 프린트 제품의 경우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제품 편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잉크젯 프린트 설비는 별도 조작이 없다면 품질 차이가 발생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잉크젯 프린트 생산 설비는 3기가 가동되고 있다. 생산능력은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포스아트 스틸액자(15x20mm 규격) 936개, 포스마블 316.8m²를 찍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포스코강판은 향후 포스아트로 구현할 수 있는 작품을 대형화하는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컬러강판 생산 공정에 잉크젯 프린트를 설치해 비정형무늬 포스아트를 대량 생산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쉽게 말해 지금은 철판 위에 잉크젯을 올려놓고 프린트 하는 구조이지만 향후에는 롤에서 철판이 풀리면 곧바로 컬러잉크가 뿌려지고, 코팅까지 이뤄지게끔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연구 개발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포스아트, 포스마블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시장 공략에 나선 포스코강판.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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