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발의한 H형강 KS 규격 확대가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반대가 거세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번의 전문위원회를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네번째 전문위원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표준원측은 국내 양대 생산업체가 의견을 조율해 올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측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히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이견만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제철은 소비자의 선택권과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KS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국제강은 개정안이 ASTM의 KS화여서 규격의 종속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개정 추진과 반대를 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KS 규격 확대를 접근하면서 자사 이기심을 갖고 접근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대제철은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동국제강은 자신이 생산하지 않는 규격이라는 이유로 개정 추진과 반대 논리를 만든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이번 H형강 KS 개정 추진이 어떤 결론을 내던 국민의 안전과 산업의 발전과는 거리가 먼 일이 될 수 밖에 없고, 국가 표준의 제정이 개별 회사의 이해에 복무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KS는 말 그래도 한국의 산업 표준을 정하는 것이다. 특히 H형강처럼 건축물에 사용되는 것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또한 KS는 설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가표준의 문제가 개별 회사의 이익에 묶여서는 안 된다. 또 관련 기업들도 산업의 발전과 국민의 안전이라는 대승적인 관점을 먼저 생각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혹시 자사 이기주의적인 생각에 집착해 강행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닌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KS 개정 문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만의 문제는 아니다. 건설사와 설계사무소, 철골업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존재한다. 이번 KS 개정이 이해 관계자들이 단지 참고인 정도로 취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KS 개정 논의를 통해 한국의 관련 산업이 더 강한 체질로 거듭나기를 원한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이해당사자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KS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기술표준원도 이러한 관점에서 표준의 제정과 그 영향을 중심으로 가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KS는 국가 표준을 정하는 문제다. 개별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대승적인 판단과 결정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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