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업계가 건재용 도금재 품질 기준 변화에 앞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시행 예정인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개정안은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철강제품 규격을 확립함으로써 화재 확산 피해를 막겠다는 의도로 제정됐다. 핵심은 강판의 두께와 도금 부착량에 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한 것.

세부적으로는 두께 0.5mm 이상을 넘어야하고, 강종별로 정해진 도금 부착량을 충족해야 한다. GI(용융아연도금강판) 기준 도금부착량이 180g/m² 이상이니 현재보다 상당 부분 늘어나게 된다.

컬러 및 냉연도금 업계는 강판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것과 도금량이 늘어나는 것에 착실히 대비하고 있다. 몇몇 대형 업체는 이미 두께 0.5mm 규격에 맞춰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품질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발 더 나아가 ‘고내식 강판’ 수요 개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도금량을 늘린 일반 GI나 컬러강판보다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력 있음을 어필하겠다는 의도다.

포스코의 ‘포스맥(PosMac)’, 동국제강의 ‘GIX’ 등으로 대표되는 이 시장은 우수한 내식성을 활용해 지붕재 등 옥외 시설물 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 하는 건자재 시장에선 저변을 넓히기가 쉽지 않았다.

컬러업계 한 관계자는 “건축법 개정으로 건재용 도금재 및 컬러강판 규격이 강화되면 고내식 강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과 쓰임새 측면에서 외면 받았던 부분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우리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수요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축법 개정안은 국내 컬러강판 및 도금재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산 수입재 공세와 원화 강세로 돌아선 환율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이 수익성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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