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있는만큼 내년도 전망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인니 청산과 덕룡의 가격 전략에 단기적으로든 중장기적으로든 시장의 흐름이 좌지우지 될 것이란 의견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스테인리스 가격 주도권이 포스코 코일센터들에게 있었던 때가 있었다. 또한 일부 수입업체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가격 흐름이 형성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전제조건은 포스코 가격정책과 중국의 가격 흐름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니 청산의 오퍼가격이 내수 시장의 가격 좌표로 작동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민영 스테인리스 밀인 덕룡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주 인니 청산의 한국향 공식 오퍼가격 인하폭은 20달러로 제시됐다. 같은날 덕룡은 인니 청산보다 가격을 더 낮게 제시했다. 이후 청산은 가격을 다시 조정하여 덕룡보다 낮게 제시했다.

물론 이는 가격약세 국면에서 나타난 단순한 헤프닝일 수 있다. 그리고 인니 청산과 덕룡의 경쟁이 지속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시장은 언제나 높은 쪽보다는 낮은 쪽으로 수렴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구도는 언제든 재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인니 혹은 중국발 RKEF의 대항마가 나타나 새 판을 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시장은 1~2달 후 들어올 물량의 가격이 현 시점에 선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주단위로 오퍼되는 가격의 파급력과 영향은 단순히 가격흐름이 이렇구나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몇년 전 한창 저가수입재를 일컬어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는 표현이 유행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제 그 꼬리가 몸통을 넘어 머리가 되어버린 시대로 전환됐다. 이제와 그 머리가 가짜라고 비난 혹은 비판을 한들 대세의 흐름이 바뀐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시장의 판이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내년도 시장에서 국내 메이커들의 대안과 전략은 무엇인지 또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와 수요가들은 실제로 어떤 선택과 판단을 내릴지 한편으로 매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취재를 하다보니 업체들의 답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답에는 ´어떤 가정´이 깔려있다. 그리고 그 가정을 듣다보면 그래도 내수 메이커들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이 남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실마리는 여기서부터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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