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강류 가격이 밀리고 있다. 수도권 유통업체들의 H형강 판매가격은 톤당 78만 원~79만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반형강도 톤당 73만 원 ~74만 원선에서 거래됐다. 2개월만에 제강사가 책정한 최저 마감가격 밑으로 시세가 형성된 것이다.

이번 주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 하락이다. 지난 2개월간 제강사의 강력한 가격 인상 의지가 시장에 관철되면서 최저 마감 가격 수준에서 형성됐던 유통가격이 마감가격 이하로 밀린 것. 유통업체들은 시세 하락의 원인으로 1) 유통업체들의 매출 부진 2) 제강사의 2월 마감 가격 등이라고 지적했다.

제강사의 출고가격이 80만 원으로 오른 이후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인상 전에 매입을 마친 소비자와 유통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월의 부진도 유통을 옥죄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2월 한달간 매출이 적게는 평소의 절반, 많게는 평소의 70% 수준에 머물면서 매출 확보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분기말을 앞두면서 수익보다는 매출에 집중하는 업체들이 생기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 제강사의 가격 정책을 꼽고 있다. 제강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원칙마감을 강조했고, 원칙 마감을 해 왔지만 80만 원에 도달하면서 다소 느슨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매출과 기대감이 유통업체들에 퍼지고 있지만 제강업계는 다시 시장 가격을 추스르기에 들어갔다. 제강사들은 최저 마감 가격 이하 판매 유통업체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공급량을 줄여서라도 80만 원 대는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재고가 적다. 타이트한 수급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반형강도 가격이 하락 중이다. 한국특수형강은 최저 마감가격인 74만 원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세는 거래량 부족과 함께 약세로 전환된 상태다.

H형강과 일반형강 모두 저가 물량이 유통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가격을 지키려는 제강사와 매출 부진에 고객 확보에 나선 유통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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