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의 21일 철 스크랩 인하의 성패 여부는 남은 2~3일 유통량에 좌우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대한제강 철 스크랩 장입 모습
▲ 대한제강의 21일 철 스크랩 인하의 성패 여부는 남은 2~3일 유통량에 좌우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제강 철 스크랩 장입 모습
대한제강의 21일 철 스크랩 가격 인하 발표를 두고 남부지역 관련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인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남부지역 철 스크랩 시장이 애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수급만 놓고 보면 인하 성공 여부가 더욱 불투명하다. 남부지역 3개 제강사의 하루 철 스크랩 입고 양은 2,000톤 전후다. 많게는 2,300톤 적게는 1,000톤대 후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제강 YK스틸에 수입 대기 물량이 많은 편이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국내 철 스크랩이 충분히 납품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강사의 등급별 구성을 보면 인하 여부가 더 불투명하다. 한국철강의 재고는 4만 톤 전후로 추정되며, YK스틸과 대한제강은 3만 톤 전후 전해진다. 유통업체들은 “부산권 제강사의 경우 선반설 재고가 많고 중경량 재고는 적어 중경량 철 스크랩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수급상으로는 수입을 고려해도 공급이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고 많이 부족한 상태도 아니다. 수급만 놓고 보면 대한제강의 가격 인하가 다소 무리해 보이지만 감산 등으로 재고 일수가 늘어나 인하를 하더라도 유통량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인하를 밀어 붙일 수 있다는 셈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하 후 유통량을 장담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바닥이라는 인식과 함께 유통량이 줄어들면 오히려 특별구매를 해야 할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 제강사의 고민이다.

남부지역 제강사 관계자들도 “대한제강의 가격 인하 발표를 들었지만 아직 인하 여부에 대해선 확정하지 않았다. 남은 기간 물동량 흐름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국내 철 스크랩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일본 H2 철 스크랩 계약가격은 톤당 2만 2,000엔(FOB)이다. 최 저가품을 기준으로 부산항 도착(운반비 2,500엔) 가격은 톤당 28만 6,000원이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중량A 매입가격에 H2가 도착하는 것이다. 회수율까지 고려하면 약 3만 원 정도 일본 철 스크랩이 열위라고 할 수 있다.

감산으로 고정비가 늘어난 제강사 입장에선 고가의 수입 철 스크랩 대신 국내 철 스크랩 사용비중을 늘려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보는 시각에 따라 대한제강의 가격 인하가 결정이 전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계 주가와 유가가 폭락했다. 국제 철강제품 가격도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는 점을 생각하면 철 스크랩을 둘러싼 환경이 어느 때보다 악화돼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터키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일본 내수가격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가격 인하 발표가 불확실성을 키워 하락으로 시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환경임에는 분명하다.

남부지역 철 스크랩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대한제강의 가격 인하 발표는 시장을 시험하는 것이다. 인하 발표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 인하가 현실화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지난번처럼 인하에 실패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느 때보다 철 스크랩 시장은 불안정한 상태다. 대한제강의 인하 성패 여부에 대해 제강사도 유통도 판단이 쉽지 않은 유동적인 상태다. 남은 2~3일 유통 양이 경쟁 제강사의 판단 근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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