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최근 철근 시장을 관통하는 최대 이슈는 수급이다. 특히나 공급자인 제강사와 수요자인 건설사 간 수급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양측의 분쟁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양측이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건설사는 철근의 안정적인 공급을, 제강사는 적정한 수익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만 놓고 보자면 양측 모두 원하는 바를 취하고 있지 못한 상태로 갈등만 커져가는 모양새다. 건설사는 재고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제강사는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장도 온전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각자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설사는 제강사가 철근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감산으로 수급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는다.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다. 실질적으로 철근을 사용하는 주체인 건설사가 철근 수급에 문제를 삼고 있는데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상황을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나아가 최근 재고가 줄어들면서 반대로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상승을 거듭해 건설사들이 느꼈을 부당함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강사의 말을 들어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강사는 건설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철근 수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줄었고 이에 따라 생산계획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수요 예측이 곱절로 어려워진 마당에 무턱대고 생산량을 늘리기에는 제강사가 안고 가야할 피해가 너무 크다고 호소한다.

하물며, 어느 누구라도 정확히 수요를 예측해서 생산량을 알려주면 그대로 생산하는 게 낫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강사와 건설사가 당면한 상황을 놓고 보면 다투는 아이를 보고 ‘네 말도 맞고, 너의 말도 맞다’던 황희정승의 일화가 생각난다. 양측의 주장 모두 맞는 말이다.

문제는 각자의 입장만 우선시해서는 현재처럼 승자가 없는 싸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 주장만 가지고서 남을 탓하는 것보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임을 인지하고 발전적인 파트너쉽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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