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의 철 스크랩 입항 대기 물량이 10만 톤에 턱걸이했다. 지난해 8월 마지막 주 8만 7,657톤 이후 가장 적은 입항 대기 물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입항 대기 물량 26만 3,524톤에 비해선 16만 톤이나 적다.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입항 대기 물량이 한국 철 스크랩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입항 대기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대형 제강사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기 물량이 71.9% 줄었다. 동국제강은 50.9% 적은 수준이다. 반면 대한제강과 YK스틸이 사용 중인 부산항은 8.8% 증가했다. 세아베스틸도 평소의 1/5 수준의 대기 물량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원가 절감을 위해 국내 철 스크랩 구매에 집중하고 있다. 수입 계약을 줄이고 있고, 기존에 계약된 잔량들도 선적을 늦추는 등 국내 구매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대제철에서 줄어든 입항 대기 물량만 13만 2,727톤으로 전체 수입 감소물량 16만 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입항 대기 물량이 급감했지만 수급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수입 철 스크랩 소비 감소로 인천 포항 당진 등 주요 현대제철의 수입 부두에는 철 스크랩이 가득해 내릴 곳이 없어 배선을 늦추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의 입항 대기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주장처럼 적은 입항 대기 물량이 수급에 차질을 주지 않을 것인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현대제철이 국내 철 스크랩 구매에 집중하면서 국내 철 스크랩 구매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부두에 재고가 가득하고, 계약 잔량도 30만 톤 정도로 적지 않지만 적은 입항 대기 물량은 국내 시장의 경쟁 강도가 세질 여지를 남겨뒀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5,000톤 적다. 또 지난 1년간 평균 입항 대기 물량보다도 1만 1,000톤 정도 적다. 동국제강은 철근 등의 감산이 이어지고 있어 수입이 줄더라도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국제강의 보유 재고가 평소보다 적은 수준이어서 입항 대기 물량의 감소는 수급 불안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수도권 철 스크랩을 두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구매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세아베스틸의 입항 대기 물량도 급감했다. 그러나 세아베스틸은 대규모 감산과 이에 따른 구매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어 입항 대기 물량 감소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남부지역은 총량 면에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보면 여유가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YK스틸의 입항 대기 물량은 1만 7,600톤으로 부산항 입항 대기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제강은 2,000톤 정도로 지난주보다 크게 줄었다. 또 한국철강은 입항 대기 물량이 없다.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의 보유 재고가 평소보다 적은 가운데 입항 대기 물량이 급감한 것이어서 수급에 부담이 생길 여지가 있다.

6월 주요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는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강사들이 전력 피크타임 적용에 따른 감산 강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철근 소비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 입항 대기 물량 감소는 소비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10만 톤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적은 수입은 국내 수급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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