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지연되거나 보류된 가운데 올해 스테인리스 업계의 투자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유통사의 제조업 진출과 제조업 기반 확대·강화 측면에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진행 중인 규모의 경제..유효성은?

그동안 스테인리스 업계는 수익성 저하와 구조적 불황에 직면하여 다양한 생존전략을 마련해왔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사업 다각화와 신규 사업 인수, 설비 보완 투자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 유통업게의 경우 포트폴리오 다변화, 표면재·시어·슬리팅 등의 설비투자, 연관업체 인수 등을 통해 변화와 확장을 모색해왔다.

올해 업계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했다. 수주 절벽에 부딪힌 업계 일부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으며,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신규 투자나 공격적인 영업 행보는 다소 자제되는 분위기가 전반에 형성됐다.

사실 올해 준공된 SM스틸의 스테인리스 후판 공장과 하반기 준공 예정인 길산그룹의 양주공장은 모두 2019년을 전후로 기획된 투자였다.

길산그룹의 경우 스테인리스 구조관 제조에 기반을 둔 길산파이프로 출발하긴 했지만, 양사 모두 포스코 스테인리스 지정 가공센터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모두 제조업으로의 진출에 대한 절박함과 확대·강화를 기저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제조업 진출 확대에 대해 업계 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존 시장의 파이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들의 후발 진입은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워 출혈 경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장에 대한 진입 투자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영향이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공존과 상생을 위한 업계 내 고민과 협업이 과제로 남겨졌다.

SM스틸, STS 후판 제조업 진출 본격화

SM스틸의 경우 SM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경영정상화에 주력하며 대구영업소 개소, 중부영업센터 확장 등 스테인리스 유통가공업 재정비에 나서왔다.

6월 10일 준공한 SM스틸의 STS 후판 군산공장 전경
▲ 6월 10일 준공한 SM스틸의 STS 후판 군산공장 전경

그러나 SM스틸은 유통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이익과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스테인리스 후판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지난 6월 10일 군산 자유무역기지 내에 연산 10만톤의 스테인리스 후판 공장을 준공했다. SM스틸은 후판사업과 판재 유통사업의 양 날개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SM스틸의 초도물량은 6월 말 7월 초 사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SM스틸의 후판공장 준공으로 스테인리스 후판 시장은 DKC와 SM스틸 양대 구도가 형성될 예정이다. 물론 SM스틸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고 험할 것으로 보인다.

SM스틸의 신규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과 고정비 증가, 품질 정상화 궤도 기간과 각종 선급 인증, 경쟁사인 DKC에 대비한 원가 및 가격경쟁력 확보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SM스틸의 후판시장 진입으로 관련 업계는 양대 경쟁 구도 형성에 따른 가격과 납기 품질 서비스 개선 및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하반기 길산 그룹 양주공장 준공 예정

길산그룹의 판매 확대와 스테인리스 전 제품 포트폴리오 구색 마련을 위한 제조업의 투자행보는 사실 몇년전부터 예고됐으며, 어느덧 길산그룹은 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석진철강 스테인리스 사업부 인수와 스테인리스 배관투자 등 양주공장 건설 본격화, 길산로직스 물류사업 진출 등 전국적인 판매 네트워크 구축과 스테인리스 전 제품 구색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왔다.

길산그룹의 양주 신공장 기공식 장면
▲ 길산그룹의 양주 신공장 기공식 장면

그리고 올해 하반기 길산그룹의 양주공장 준공이 예정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9월에서 10월 경 공장이 완공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3월 기공식을 진행한 뒤 양주공장의 투자 관련한 움직임은 다소 더디게 나타났지만 올해 완공을 앞두게 됐다.

길산에스티 양주공장은 스테인리스 판재와 파이프 종합 가공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길산그룹은 이번 공장 준공을 통해 스테인리스 구조관 뿐 만 아니라 배관재 시장까지 신규 진입에 나서며 제조업 기반을 확장하게 됐다.

여기에 슬리팅 설비와 헤어라인 설비도 갖춰지면서 스테인리스 복합가공 코일센터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길산그룹은 기존 사업의 본원 경쟁력에 기반한 사업 강화와 확장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STS 제조업체,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보류

모든 업체가 규모의 경제 실현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대다수 업체들의 경우는 내실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돌입했으며, 틈새·특화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는 실수요와 친밀한 제조환경 조성 등 하방산업 강화의 움직임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대다수의 스테인리스 업계는 투자 보류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비상 국면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수익성에 보다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생산업체들의 경우 수주 감소와 설비 가동률 등을 고려했을 때 대수리와 설비합리화를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그 외의 신규 투자의 경우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연기 혹은 보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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