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YK스틸 공장
▲ 하늘에서 본 YK스틸 공장
지난 19일, 부산의 YK스틸은 YK스틸과 YKS로 물적 분할이 됐다. YKS는 구축물과 철근 생산 판매권을 갖고, YK스틸은 토지 소유자로 남기로 한 것. 대한제강은 같은날 YKS의 지분 51%를 468억 원에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사실상 대한제강이 YK스틸의 보유 토지를 제외한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대한제강은 철근 시장에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뒤를 이어 3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대한제강의 이번 YKS의 인수의 성격과 영향을 놓고 철근업계는 자사에 미칠 영향 분석에 여념이 없다.

- 대한제강, 지상권 보유사인 YKS 사들여 자금 부담 최소화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한제강의 인수는 매우 특이한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대한제강이 YK스틸의 지상권만 인수 한 것이다. 대한제강은 연간 80만 톤의 철근 생산업체의 생산 및 판매권을 468억 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에 인수하고, 국내 3위의 철근 생산 및 판매 업체로 부상한 것.

분할전 YK스틸의 자산은 4,181억원이고, 현금성 자산만 818억원에 달한다. 또 장부상 YK스틸의 토지는 972억 원이다. 대한제강이 YK스틸 자산의 1/9 정도를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상권만 확보함으로서 불완전한 인수가 됐다. YK스틸과 향후 토지에 대한 추가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강이 YK스틸의 지상권만 확보했다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대한제강이 당진에 철근 공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지상권 인수는 1) YKS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2) 대한제강 당진 공장 건설 계획과 맞물려 설비 이전 혹은 폐쇄 수준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YK스틸의 부지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한제강은 “YK스틸이 부지에 대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인수와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YK스틸의 설비는 국내 대표적인 노후 철근 생산시설이고, 원가 경쟁에서도 국내 철근 공장 중 가장 열위에 있다. 따라서 대한제강이 YKS의 설비를 활용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부었다고 보기 어렵다.

일각에선 전기로의 활용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YK스틸은 지난 2012년 3월 전기로 합리화를 완료했다. 대한제강은 당진공장 투자비 절감을 위해 YK스틸의 전기로를 이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록 12년 전인 2008년이기는 하지만 대한제강 녹산공장 전기로 투자에 620억 원을 투입한바 있다는 점을 떠 올린다면 YKS의 전기로를 활용하기 위해 468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YKS 지분 51%를 인수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한제강이 YKS를 몇 년 운영하고 설비를 폐쇄할 목적으로 인수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한제강측은 “YKS의 설비 활용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 철근업계, 대한제강의 YKS 인수 목적에 의구심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대한제강의 YKS 경영권 인수는 대한제강이 밝힌 것처럼 “철근 사업 역량 강화”외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YK스틸의 보유한 공장 용지에 대한 공동 개발 가능성 여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YK스틸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YKS의 구조조정과 주변 민원에 대한 책임이 대한제강에게 넘어갔다. 대한제강이 철근 설비 및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폐쇄가 임박한 노후 공장 인수했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마토고교와 함께 YK스틸 공장 부지에 대한 개발이 이번 인수의 목적 중 하나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철강이 과거 마산공장을 매각해 성장의 동력을 마련했던 것처럼 이번 거래를 통해 야마토고교는 공장 부지 개발 이익과 한국 시장 철수를, 대한제강은 개발 차익 및 철근 시장 점유율 향상을 꾀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부 지역 한 철강사 관계자는 “공장 부지를 개발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대한제강의 당진공장 건설도 부담이 줄고,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묘하게도 대한제강의 당진공장 부지 인수와 YKS 인수 타진이 비슷한 시점에 오버랩 됐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대한제강은 “YK스틸 공장 용지 개발과 관련해 YK스틸이 소유한 것이라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의 추측처럼 이번 대한제강의 YKS 경영권 인수의 본질이 철근산업 구조조정인 동시에 부동산 개발 사업인지 여부는 머지 않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제강의 이번 YKS의 경영권 인수는 비용 면에서 매우 저렴한 투자로 판단된다. 또한 이번 인수로 당진에 추가 투자할 명분을 마련했다. 대한제강 개별 회사로 봐선 성장의 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또한 YK스틸 공장 부지의 개발 형태에 따라 대한제강이 추가 이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당진공장 건설 부담도 경감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대한제강의 이번 YKS 인수는 투자대비 효용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다만 YK스틸 부산 공장은 공장 여건상 머지않아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폐쇄를 앞둔 YKS가 당진에서 부활해 철근 산업 구조조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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