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가격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
최근 2~3주 동안 중국 내수유통가격은 보합을 띄며 상승세가 주춤해져 있다. 남부 지역 폭우로 수요 산업의 소재 구매가 위축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역사상 신기록을 갱신하며 공급이 크게 증가한 것도 가격 상승세를 잠재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중국 조강생산량은 9,326만 톤으로 작년 5월 8,909만 톤 대비 4.6% 증가했다. 동시에 6월 조강생산량은 5월 대비 3% 수준 증가한 것으로 보도된다. 한국의 조강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15~20%수준 감소한 월 550만 톤 전후인 것을 상기해보면 상반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에는 가격 상승설과 하락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상승설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인 우기에도 가격 하락을 방어하면서 현장의 재고 부족현상이 발생 중이며, 막대한 유동성 지원으로 인한 수요팽창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비대면 업무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에어컨·컴퓨터·냉장고·티비 등 가전수요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심리 때문에 5월 자동차 판매량도 219만 4,000대로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반면 하락설의 경우 아직 작년 대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던 시장 전체 재고량의 증가세가 시작됐고, 조강생산량의 급증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강하게 작용 할 것이라는 게 주 골자다.

시장경기가 회복을 한다고 해도 철강재 절대 수요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수 밖에 없으며, 제강사들의 롤마진이 이미 적당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무리하게 진행시킬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인식 역시 함께 한다.

양측의 의견이 모두 타당한 예측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가격 수준이 지난 4년을 돌아보았을 때 아직 저점 수준이며 토목·건설의 선행지표인 5월 굴삭기 판매량이 29,521대로 전년비 76.3% 증가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금구은십(金九银十:하반기 9~10월 중국 부동산 성수기를 이르는 말)’ 수요가 목전에 다가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하반기에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다.

한편, 중국의 수요가 회복되며, 내수가격이 상승을 이어가던 중에 한국 제강사의 대중국 수출량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1~5월 한국의 철강 수출입 물량 데이터를 살펴보면, 한국의 수출량과 수입량 모두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유독 중국으로의 수출량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국내 수요량의 급감으로 반제품 소진이 다급했던 국내 제강사들이 중국 시장으로 저가에 대량 수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5월에 선재가 3만 7,894톤으로 평월 대비 3~4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며, 열연강판이 11만 2,218톤으로 평월 대비 2배 수준 증가, 중후판 역시 평월 대비 2배 가까운 8만 1,258톤을 수출했다. 철근·봉강·형강 등 수출 급감과 대비해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최근 중국 상사들의 소식에 따르면 중국철강협회와 대형 제강사들이 한국 제강사에게 AD제소를 거론하는 등 방어적 태세를 취함으로써 추가적인 저가 대량 수출 계약은 취소되거나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프가 가장 직관적으로 시장의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기 그래프에 이어서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 환율요인: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중심의 좁은 거래 범위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위안화-달러 환율도 마찬가지로 7.06~7.09위안 수준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의 추세에서 위안화 환율의 변화는 달러 환산가격이 상승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원료요인 : 철광석은 지난 몇 개월 간 지속적으로 상승을 거듭해왔다. 현재 환율로 환산 시 부두 출하가격(세포함)은 111달러 수준이다.

점결탄은 중국 내 광산의 공급량 안정으로 현재 환율로 환산 시 145달러 수준 전후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의 약보합세와 제강사들의 마진폭 증대는 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추정되는 용선(쇳물) 1톤당 투입 주요 원료 가격은 철광석 1.6톤에 178달러, 점결탄 0.7톤에 101달러, 총 279달러로 전월 대비 2.7달러 상승했다.

최소 기타비용 150달러 수준을 더하면 중국 제조사의 출하 원가는 429달러 수준으로 짐작된다. 현재의 밀메이커들의 오퍼 수준을 감안하면 톤당 30~40달러의 마진이 가능해 보인다.




■ 재고요인: 지난 한 주 주요 품목들의 재고는 증가세를 보였다. 대도시 대형 창고의 샘플 조사 결과, 철근은 약30만 톤이 증가한 799만 톤, 선재는 약8만 6,000 톤이 증가한 약 200만 톤, 열연은 약2만 7,000톤 증가한 약 259만 톤, 후판은 1만 8,000톤 증가한 약 101만 톤 수준으로 집계됐다.

재고 전반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직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재고량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격 하락 압력이 작용된다고 생각한다.

조강생산량 급증 추세 역시 시장 재고량의 증가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가격 하락 압력 요소로 작용 할 것으로 보인다.



■ 선물요인 : 2020년10월물 철근 선물은 7월3일 기준으로 3,611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1개월을 살펴보면 3,600위안 초반에서 머물며 추가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현물가격과 비교해보면 선물가격이 약3~40위안 높은 수준이다.

10월물 열연 선물은 3,602위안을 기록했다. 역시 1개월 전과 비교해서 보면 약77위안 (약14달러)수준 높아졌고, 현재 상해 현물가격과 비교하여 약 140위안 낮은 가격이다. 이는 평시 시장 상황에 비해 높은 가격 격차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 상해 현물가격 : 전 품목에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지난 2017년부터 현재 시점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철광석 가격이 매우 높은 가격 수준을 보임에도 강재 가격은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상해 시장의 현물가격 및 현재 환율을 적용해 수출 FOB가격을 추정해 보면, 철근은 447달러, 선재는 478달러, 특수강봉강은 494달러로 추정된다. 열연강판은 468달러, 냉연강판은 516달러, 일반후판은 483달러 로 환산된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제강 원가측면에서의 강재 가격 상승 압력과 상대적 강재가격 저평가의 원인으로 하반기 추가 상승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중국이 비수기인 우기를 맞이하고, 조강 공급량이 급격이 증가하며, 재고가 증가세로 전환됐으니 단기 내로 추가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

철강비즈니스 파트너 – 천일스틸 (www.chunil-ste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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