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대기 중인 냉연코일.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 출고 대기 중인 냉연코일.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하반기 반등의 서막일까. 부진하던 용융아연도금강판(GI) 수요가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동차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곳곳에서 결품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복수의 포스코 냉연 스틸서비스센터(SSC)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연계물량 등 유통업체가 보유한 GI 재고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앞서 주문량을 줄여놨던 업체들이 신규 주문에 몰리면서 단기간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스코 냉연 SSC는 코로나19 피해가 완성차업계를 잠식한 4월부터 주문량을 타이트하게 가져갔다.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6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도금재 수요 회복세가 가팔라졌고, 이를 채우기 위해 신규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기간 포스코의 CGL(연속용융아연도금설비) 가동률이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5월부터 9월까지 연 환산 100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강재 생산을 줄이겠다는 기조 아래 가동률을 낮추는 과정이었다.

일례로 광양제철소 4CGL의 경우 6월 첫 주를 제외하곤 한 달 내내 비가동 상태였다. 다른 공정도 휴동 일정을 정해 순차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생산은 줄어있고, 단기간 주문량은 늘어나니 결품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월 말로 접어들면서 GI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다른 곳에 비해 재고를 여유롭게 가져가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결품이 발생한 스펙이 더러 있다”며 “현재 CGL 가동률이 상당 부분 올라온 만큼 결품 현상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가스틸 등이 사용된 자동차 바디(사진=포스코강판)
▲ 기가스틸 등이 사용된 자동차 바디(사진=포스코강판)
포스코로서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라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당초 6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생산대수를 26만대로 예상했는데, 실제 생산량은 30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완성차업체가 내수를 중심으로 선전하면서 수요가 늘었고, 유통가격 인상 시점을 앞두고 가수요가 발생한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흐름대로라면 앞서 계획한 연 환산100만톤보다는 적은 수준의 감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9월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회복 시점이 조금이나마 앞당겨지리란 기대도 있다. 하반기 들어 완성차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

특히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선 생산여건부터 개선했다.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으며 최대 주 62시간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법정 최대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넘어 10시간 더 근로할 수 있게 된 것. 그간 주문이 수개월씩 밀렸던 인기 차종 생산량이 다소간 회복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을 갖고, 신차 생산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 출시를 앞둔 신차 생산을 위해 생산라인을 정리할 계획이다. 다양한 신규 차종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생산량 및 판매량 증대가 기대된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마이너 3사(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공장 가동률도 내수 호조에 힘입어 상당 수준 올라왔다”며 “GI 수요에 이어 그동안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산세강판(PO) 수요도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6월 한 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자동차 판매량은 30만 9,338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수는 17만 6,824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급증했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매량을 평년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기둥이 됐다.

업체별로도 현대차(37.2%), 기아차(41.5%), 한국지엠(61.5%), 르노삼성(80.7%), 쌍용차(18.6%) 등 5개사가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괄호 안은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 증가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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