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냉연 메이커의 새로운 수출 격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속에서 독보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이면서다. 가격과 물량 어느 것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5월 들어 가속화됐다. 세계 각국으로 향하는 수출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국내 메이커의 중국향 냉연강판 수출은 크게 늘었다. 가격을 고려해 팔만한 곳도, 팔 수 있는 수요가 있는 곳도 중국이었다.
지표로 보면 중국향 수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체감된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냉연강판 수출량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1%.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1.3%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다. 전체 냉연강판 수출 가운데 1/3을 중국에 판 셈이다.

월별로는 더욱 극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중국향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5월부터 10만톤을 웃도는 물량이 실려 나갔다. 중국향 비중은 전체 수출량의 35%를 상회했다.
냉연강판만큼은 아니지만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중국향 수출 비중도 높아졌다. 특히 중국 내 자동차용 강재 수요가 급증한 6월의 경우 전체 수출량의 20%를 중국으로 수출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시장은 대형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6월 상용차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77.9% 증가한 52만 7,000대에 달했고, 판매량 또한 전년 동월 대비 63.1% 증가한 53만 6,000대로 호조세를 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Untact)라는 개념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물류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운송하는 대형트럭 수요가 느는 것도 당연한 순서”라며 “최근에는 홍수로 인한 수해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덤프트럭 수요가 증가하는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용 철강재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수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중국 내수 유통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환율도 수출에 우호적이다. 중국 철강매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7월 16일 기준 중국 냉연강판 내수 가격은 톤당 606달러, 아연도금강판 내수 가격은 톤당 64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석 달 전인 4월과 비교하면 톤당 60~80달러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자료: 스틸데일리 DB
▲ 자료: 스틸데일리 DB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냉연 메이커들은 하반기에도 당분간 중국향 수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현지 주요 철강사들의 영향력이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통상 이슈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강판 수출의 경우 당분간 중국향으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지역에 공장을 둔 메이커들은 GA보다 GI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GI 수출량이 확대될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수 유통가격 인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향 수출 여건이 좋아졌다. 내수 판매량을 수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