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대기 중인 냉연코일.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 출고 대기 중인 냉연코일.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포스코가 자사 냉연 스틸서비스센터(SSC‧Steel Service Center)에 미래 경쟁력을 함께 높여가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 제시한 경쟁력 강화 방안에 몇 가지를 곁들여 다시 한 번 손을 내민 것.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자사 냉연 SSC 오너들을 찾아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지난달에는 참석 희망자를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은 △전문화 △대형화 △온라인화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전문화의 경우 다운스트림(Down stream)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단순 유통판매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매개체를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가까운 곳에서 사례를 찾자면 포스코 열연 SSC들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삼현철강은 지난 2012년 광양 2공장을 신축하면서 제조회사로의 변모를 꾀했다. 건설 중장비, 제관, 육‧해상 플랜트 등을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를 갖춰 제품 생산 라인업을 크게 넓혔다.

마찬가지로 포스코 열연 SSC인 동양에스텍도 전문화 성공사례로 꼽힌다. 건설폐기물 전문처리업체 ㈜동양알디, 표준플레이트 가공업체 ㈜디와이에스엠, 대형 강구조물 전문 시공업체 ㈜동양이엔씨 등 자회사를 잇달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한 바 있다. 포스코가 냉연 SSC에 바라는 것도 이런 성공 모델을 참고하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현철강 광양 2공장 내부 전경(사진=삼현철강)
▲ 삼현철강 광양 2공장 내부 전경(사진=삼현철강)
다음으로 제시한 대형화는 유통업체간 적절한 통폐합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담고 있다. 실제로 현재 냉연 SSC는 자동차, 가전 등 연계물량 판매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매출 규모 감소와 설비가동률 하락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가중도 함께 겪게 될 예정이다.

포스코가 적절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를 각 업체가 중복투자하지 않도록 효율화하고, 설비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얻는 원가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와 별개로 자동차 및 가전 연계물량 수요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이와 관련한 냉연 유통업체 숫자 또한 시간 상 문제일 뿐 축소 지향적으로 나아갈 것만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온라인화는 새로운 철강유통 플랫폼을 선도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중국의 철강유통 전자상거래시스템과 유사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중국형 모델을 본보기로 삼기에는 유통물량 규모와 시스템 구조상 차이가 크다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향후 보완점을 찾아가는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철강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스틸트레이드´ (사진=스틸트레이드 홈페이지 캡처)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철강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스틸트레이드´ (사진=스틸트레이드 홈페이지 캡처)
한편, 포스코는 이번 개선안 제시와는 별개로 SSC 간 인위적인 통폐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영업권을 매매한 부일철강-대창스틸의 사례처럼 이해당사자간 협의에 의한 통폐합이 아니라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참고로 SSC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은 앞서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사례로도 다뤄진 바 있다. 당시에도 포스코의 적극적인 개입은 업체 간 형평성 문제가 있고, 업체별 개별적인 자본 투자가 이뤄진 만큼 의사결정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포스코 냉연 SSC는 모두 18곳. 올해까지만 법인이 존속하는 부일철강과 사실상 가공센터로서 기능을 상실한 예산철강을 제외하면 16곳 정도로 추릴 수 있다. 향후 부일철강과 같은 형태로 영업권을 매각하거나, 전문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업체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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