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향 후판 가격 협상은 수난의 역사였다. 높아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에도 불구하고 동결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7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5달러를 넘어서고 원료탄 가격도 톤당 150달러 수준에 이르던 상황에도 하반기 톤당 3만원 인상에 그쳤다.

그마저도 올 1분기 들어서면서 제자리로 가격이 낮아진데다가 상반기 현대제철은 현대중공업과의 협상에서 톤당 3만원의 인하를 실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포스코가 조선향 후판 가격을 하반기 톤당 3만원 인하하는데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조선업계발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초 조선향 후판 가격에 대해 후판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올초 다시 인상했던 가격마저 낮아지면서 톤당 8만원 수준의 인상은 이뤄져야 그나마 적자 판매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자료 : 플랏츠(Platts)
▲ 자료 : 플랏츠(Platts)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현대제철에 이어 하반기 포스코마저 톤당 3만원이 인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0달러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는 등 지난해 최고가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다.

원료탄 가격이 다소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0달러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일정 수준 인상해도 적자 판매가 불가피한 입장에서 오히려 낮아진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후판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후판 적자규모가 올해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간 다른 제품의 흑자에 묻혀 그나마 표시가 안 났을지 몰라도 이제는 포스코마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다른 제품의 사정이 녹록치 않은 만큼 후판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체들의 수주실적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후판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노력은 후판업체들의 몫으로 남겨져야만 하는 것인지 답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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