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강관업계가 가동률 상승과 원자재 가격 부담 경감을 위해 자국 철스크랩 수출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강관산업발전재단(Russian Foundation for Development of Tube Industry, FRTP)은 내년 1월 1일부터 수출관세율을 5%(최저 톤당 15유로)에서 15%(최저 톤당 45유로)로 상향 조정할 것을 러시아 Maxim Reshetnikov 경제개발부 장관에게 지난 4일 촉구했다.

FRTP 는 수출관세 인상 시 수출량의 50%에 해당되는 철스크랩이 러시아 국내에서 사용되면서 철강사 가동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카자흐스탄에서 수출을 제한하며 자국 내 수거 활동도 줄어듦에 따라 철스크랩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서 러시아 철강사의 평균 가동률은 50~6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올해 1~10월 러시아 철강사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 1,075만 톤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0월 러시아의 철스크랩 수출이 390만 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났다. FRTP는 원자재인 철스크랩 부족으로 철강사들이 내년에 200~300만 톤 규모의 주문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며 수출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철스크랩 수출관세 인상안을 8일 중앙정부에 제출했다. 관세율은 5%로 동일하나 최저 가격이 톤당 15유로(약 18,25달러)에서 톤당 45유로(54.75달러)로 조정됐다. 중앙정부가 허가할 경우 허가 날짜의 30일 이후부터 6개월 동안 관세가 인상될 예정이다

다만 러시아 철스크랩 업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러시아철스크랩협회(RUSLOM)은 FRTP가 올해 러시아 철스크랩 출하량을 2,280만 톤으로 추정했는데 1~11월 동안의 러시아 국내 및 해외 출하량이 이미 2,020만 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출하량은 2,570만 톤 이상일 것이라 전했다.

또한 해당 수치를 기반으로 수출이 전체 출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에 지나지 않는다며 FTRP 가 철스크랩 수출의 영향력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 철강사의 낮은 가동률은 철스크랩 확보 문제보다 코로나19로 철강 내수 및 수출이 위축했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0 년 1 ~ 3 분기 러시아 철강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7 %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0 년 1 ~ 3 분기 러시아 철강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RUSLOM은 WTO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관세율은 놔두고 액수만 올렸으나 ‘눈가리고 아웅’ 식의 조치는 장기적으로 이롭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했다. 또한 철스크랩 수출관세 인상 시 타국에서 러시아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거나 새로 부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월 후부터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12월 1~20일 기준 러시아 북서부 공급업체 철스크랩의 수출가격은 올해 11월 대비 22%, 10월 대비 31%, 1월 대비 27.9% 상승했다.

다만 12월 20일 기준 러시아 철근 가격도 톤당 6민 2,490~6만 6,990 루블 (약 850.42~911.66 달러)를 기록하며 12월 초 대비 47.2%, 10월 대비 61% 급등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철스크랩이 아닌 철근이나 빌릿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면서 철스크랩 수출관세 인상 추진도 신중하게 해야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FRTP는 지난 6월부터 지역별 철스크랩 수출 쿼터제 시행을 추진했으나 9월에 정부가 반려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가 작년 9~12월 지역별 철스크랩 수출 쿼터제를 시행해 유라시아 경제연합(EEU)을 제외한 국가∙지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2019년 수출량은 330만 톤으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국내 출하도 1,386만 톤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러시아의 철스크랩 공급업체 수는 종전 대비 1/3 줄어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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