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호주산 석탄 수입 제한 여파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연초 들어 제한 조치 완화를 기대했으나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을 듯 하다.

호주 정부가 5G 통신망 구축에 중국 기업을 배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되자 중국 정부는 작년 5월부터 호주산 전력용 석탄 수입을, 10월부터 제철용 석탄 수입을 비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우드 맥킨지사는 일부 중국 철강사들이 호주산 대체 석탄의 황함유량 문제로 제조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호주산 석탄 수입 제한 조치 완화를 모색했으나 이들의 움직임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고 밝혔다.

호주 석탄 업계는 중국 정부의 수입 금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시장 위축, 한∙중∙일 탄소중립 목표 공개 등으로 석탄 수출액이 54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30%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헤럴드지는 현재 호주산 석탄을 운반하는 70척 이상의 선박이 중국에서 하역할 수 없었으며 260만 톤의 전력용 석탄과 520만 톤의 제철용 석탄이 묶여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지는 일부 선박들은 중국이 아닌 인도, 일본, 한국 등지로 목적지를 바꿨으나 중국으로의 통관 지연으로 발이 묶인 선원 수만 1,400명이며 중국 해역에서 좌초된 아나스타샤 호의 선원 일부는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평가기관 아르거스 미디어(Argus Media)는 2020년 1월 셋째주 브라질향 호주산 석탄 가격은 톤당 124달러(CFR)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3월 선적 예정인 중국향 캐나다산 석탄 가격은 톤당 214달러(CFR)이며 중국 메이커들이 캐나다나 미국산 석탄 확보를 위해 톤당 1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강롄(上海钢联,Mysteel)은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岛) 항구의 전력용 석탄가격이 톤당 1,045달러로 전주 대비 톤당 17달러 상승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2020년 석탄 생산량은 38억 4,0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으며 석탄 생산능력 해소를 추진한 2015년 수준을 넘어섰다.

다만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타격 최소화를 위한 경기부양책 실시로 인프라 프로젝트 붐이 발생해 철강 생산량도 증가세를 기록하며 제철용 석탄 수요가 급증했고 겨울에는 역대급 한파로 전력∙난방용 수요도 급증해 석탄 부족 현상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당국의 운송제한 조치 역시 석탄 공급부족 심화를 야기하고 있다.

아르거스 미디어는 중국 바위췐(鲅鱼圈) 항구의 경우 러시아산 석탄 7만 7,350톤을 운송하던 파나마 Asia Spring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하역이 제한됐고 다롄(大连)항은 모든 선원의 30일 대기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텐진(天津), 징탕(京唐), 차오페이뎬(曹妃甸) 항구 역시 선원 및 석탄 트럭 운송 인원의 14일 대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1월 초에 연간 생산량 1,530만 톤 규모의 석탄 채굴 프로젝트 6개를 허가하고 몽골,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을 추진하는 식으로 호주산 석탄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중이다.

실제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사실상 금지됐음에도 중국의 2020년 석탄 수입량은 3억 4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수입량이 춘절 연휴 때문에 감소하더라도 미국∙유럽∙인도 수요 회복으로 글로벌 석탄 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중국 내수 가격은 전력∙난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상승세가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항구 정비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호주산 석탄 화물을 일부 수용함에 따라 호주산 석탄이 극소량 수입되겠으나 예전과 같이 호주산 석탄이 수입되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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