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조달청 나라장터 거래 규모가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2차 금속 제품 제조사들은 일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조달청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 조달청 나라장터 거래 규모가 전년대비(102.8조원) 9.6% 증가한 112.7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업별로 보면 △시설공사 45조 6,120억원 △물품 37조 4,611억원 △서비스 28조 8,245억원 순으로 거래됐다. 기관별로는 지방자치단체가 전체의 45.7%인 51조 4,776억원, 국가기관은 19조 7,602억원(17.5%), 교육기관은 12조 6,156억원(11.2%)을 발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이 같은 실적 발표에도 중소기업으로 대표되는 2차 금속 제품 제조사들은 하나같이 전년도에는 일거리가 거의 없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조달청에 납품되는 철강 제품 종류는 가드레일, 난간, 가로등주, 방음벽, 버스 승강장, 자전거 보관대, 컨테이너 하우스, 데크플레이트 등이 있다. 실제 본지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20년 10월 26일~21년 1월 26일 기준) 물품 및 공사 건수는 가로등주 4건, 난간 27건, 가드레일 10건, 버스 승강장 28건, 방음벽 17건(모두 유지‧보수 포함)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관련 각종 지표만 봐도 일제히 빨간불이다. 법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1,069건으로 사상 처음으로 1천건을 넘어섰다. 2019년(931건)보다 14.8% 늘어난 수치다. 법원이 파산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이중 상당수가 중소 제조업체다.

금속 제품 제조사 관계자는 “조달에 납품하는 금속 제품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뉴딜(태양광 사업, 수소산업, AI, 화상회의 등) 과는 동떨어진 게 많다. SOC 사업이 많아져야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관급 공사들이 줄면서 제조 물량도 줄었다”라며 “입찰이 불안하다 보니까 우리 같은 제조사들은 아무래도 경영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또 2차 금속 제품은 주물과 단조가 필수인데 직원 교대 문제도 있어 인력 충원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수요처에 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코일센터 관계자 역시 “보통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고객사들이 사재기를 하는 심리가 있는데 워낙 강판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고 수요처의 일감이 줄어서인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정부 정책은 스마트 공장 구축과 연구개발(R&D) 지원에 집중돼 있어 뿌리기업이나 영세 제조업체들은 큰 도움을 받지 못해 중소기업으로 대표되는 2차 금속 제품 제조사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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