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지역의 철강 ‘공급부족’ 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금융 스타트업 파산선언이 철강 공급차질 ‘도미노 현상’ 일으켜

시장에서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 캐피털의 3월 8일 파산보호 신청을 지목했다.

그린실 캐피털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에서 활동했던 금융가인 렉스 그린실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기업에 단기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망 금융’에 특화된 곳으로, 소프트뱅크의 재정 후원을 받고 있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고문으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 리버티스틸의 모기업인 GFG 얼라이언스가 50억 달러 규모 대출 상환을 거부하고 크레디트스위스가 펀드 4개를 통한 100억 달러 투자를 중단하면서 자금줄이 막힘에 따라 그린실 캐피털은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 현지에서는 한때 그린실의 주주였던 영국 철강업계의 거물 산지브 굽타가 이끄는 GFG 얼라이언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GFG 얼라이언스는 그린실 캐피털 파산에 따라 부채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해당 기업 대변인은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셀로미탈, 리버티스틸에 열연코일 공급중단 발표

문제는 GFG 얼라이언스의 경영 문제가 유럽 철강공급에까지 ‘불똥’이 튀었다는 사실이다. 리버티스틸은 영국 특수강 공장이 3월 8일부터 3월 말까지 조업을 중단할 수 있으며, 사측은 노조 측과 9일부터 운영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아르셀로미탈이 리버티스틸 용융아연도금 공장으로의 열연코일 공급을 그만둔다고 11일 발표했으며, 리버티스틸 고객사들 사이에 5월분 제품주문까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아르셀로미탈이 4월 14일까지 이탈리아 Taranto 공장 운영을 중단하라는 법원 판결이 지난 12일 선고유예됐으나 유럽 내 ‘공급부족’ 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티센크루프, 리버티스틸로의 철강부문 매각 취소 후 750명 추가감원 계획 드러내

그린실 캐피털의 파산은 독일 티센크루프와도 연관돼 있다. 독일 금융감독청(BaFin)이 그린실 캐피털의 회계부정을 고발하면서 GFG 얼라이언스와 그린실 캐피털의 관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이런 과정에서 리버티스틸의 티센크루프 철강부문 인수도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던 철강부문 매각을 통해 경쟁력을 다시 제고하려던 티센크루프는 철강부문의 ‘자력갱생’을 도모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티센크루프는 지난 11일 철강부문에서의 7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때문에 3,000명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이전에 발표한 것과 별개로 티센크루프가 750명 감원을 추가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잘츠키터 철강 운송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티센크루프에 이어 독일 2대 철강 생산업체인 잘츠기터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10일에는 고객사들에게 3월 철강 주문의 배송일이 확정되지 않으며 확정된 경우 지연∙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 잘츠기터는 기상악화 때문에 철강 판매∙운송차질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불가항력’을 선포한 바 있다. 현지에서는 4월 도착도였던 잘츠기터 철강재가 6월 정도에나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운송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잘츠기터는 용융아연도금코일 주문만 받고 있지 찮으며 여전히 3분기 도착도 예정인 열연코일, 냉연코일 주문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현지에서는 판재류, 특히 아연도금강판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유럽으로 철강을 수출하는 일부 아시아 기업들은 유럽 철강 메이커들이 철강 가격 상승세에 따른 마진 개선세 지속을 원하기에 역외 수입문턱이 낮아질 확률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