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플랏츠(Platts)는 23일(현지시각) 1,300피트 에버기븐(Ever Given)호 좌초에 의한 수에즈 운하 막힘이 철강 무역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수에즈 운하 정상화 및 철강재 도착이 지연된다면 유럽 공급부족 국면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상사들은 3월 24일이나 25일 즈음에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되고 선박 이동이 재개될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철강재 수출입 관련해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닐 것이라 전했다.

이집트 철강사들은 철강재 도착에 일부 지연이 있겠으나 영향은 제한적이며 기존의 선박·컨테이너 부족 국면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 철강 수입업체들은 제품 도착이 지연되면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특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던 남유럽 지역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탈리아 철강 유통업체들은 리버티스틸 공장 가동중단, 아르셀로미탈 일바 제철소 감산에 수에즈 운하 막힘이 야기한 수입 철강재 도착 지연이 가세한다면 ‘철강 부족난’에 시달릴 것이라 전했다.

이미 일부 유럽 업체들은 9월 도착도 거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럽 내 가격이 여전히 강세여도 역외 오퍼가격보다 저렴한 상황이기에 거래는 좀처럼 성약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4일 기준 독일 열연코일, 냉연코일 내수 가격은 각각 톤당 800유로(Ex-Work), 톤당 940유로(Ex-Work)를 기록했다. 인도산 벨기에향 열연코일, 냉연코일 오퍼 가격은 각각 톤당 830유로(CIF), 995유로(CIF)였다.

유럽 바이어들은 포스코를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드를 거부했으며 아시아에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는데 이번 사태로 역외 철강사들의 거래 취소가 늘어날까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플랏츠의 예측이 낙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28~29일에 에버기븐호 인양 작업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12~14일 수에즈 운하 막힘이 연장될 수 있고 유럽, 지중해 노선 운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에즈운하 노선 상황. BBC 제공.
▲ 수에즈운하 노선 상황. BBC 제공.

수에즈 운하 막힘이 장기화되면 선박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경유하는 노선을 택해야 한다. 이 경우 도착일이 일주일 이상 지연될 수 있다.

수에즈 운하 경유 노선은 글로벌 해상물동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시 유럽 에너지부족국면이 악화돼 유가가 상승하고 컨테이너, 탱커, 가스선 운임 모두 강세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 막힘 여파로 3월 24일 기준 5월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1.18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5.9%, 5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4.41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6%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3일 기준 아시아-북미/유럽 노선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은 FEU당 9,500달러를 기록했다. 3월 19일 기준 상하이 해운거래소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은 TEU당 3,655달러로 전주 대비 47달러 하락하며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물류비용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들의 걱정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수출기업 94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2분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0%)과 물류비용 상승(20.3%)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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