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 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중요한 문제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인용되는 고전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건축법 개정안 발표 이후 샌드위치 패널 업계는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패널을 둘러싼 현안 가운데 이슈는 바로 ‘심재를 뭘로 할래?’ 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다. 글래스울을 쓸 것.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저가 건축 자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샌드위치 패널은 매년 반복되는 화재 사고를 뿌리 뽑겠다며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는 통에 업계 반발이 거세다.

글래스울 패널을 제조할 수 있는 회사라면 살 것이고 EPS·우레탄 패널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폐업할 것이기 때문에, 업계는 당장 살 길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유기계 단열재 제조사들로 구성된 협단체들은 시위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도 내놨다.

건축법 개정안을 두고 여러 시각이 엇갈린다.

샌드위치 패널 업계가 구조조정을 맞이해 패널 건축 자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전환될 것이란 긍정적 시선이 있는 반면에 시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기존 규정에 맞춰 EPS와 우레탄을 사용한 샌드위치 패널로 화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해오던 업체들이 당장 연말 이후부터는 글래스울 패널을 생산해야 하니 시장 변화 속도에 맞춰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다.

관급 보다 사급 시장 규모가 더 큰 현 상황에서 개정안이 빠르게 시행되면 기술력과 자본이 약한 곳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게 뻔하다.

물론 샌드위치 패널 심재에 어떤 단열재를 쓰든간에 철강업계는 지금으로써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샌드위치 패널은 계속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샌드위치 패널 제조사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글래스울 패널을 생산하지 못하면 폐업이라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유기계 패널 수요는 줄고 있고 글래스울 패널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라고 전해진다. 결국 샌드위치 패널 업계가 이번 건축법 개정안에 순항할 수 있어야만 제강사들의 미래도 있는 셈이다.

사느냐 죽느냐 생존을 놓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샌드위치 패널 업계. 패널 제조사들이 글래스울로 답이 정해진 길을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게 될지, 또 글래스울 패널이 건축 자재로써 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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