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최근 철근 가공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모셔간다는 표현이 적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공물량을 맡기기 위해 앞다퉈 철근 가공업체 섭외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밀려드는 물량으로 인해 5만 2,000원의 표준단가 이상으로 가공비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일부 제강사는 먼저 나서서 가공단가를 6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향후 가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인력 및 설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공단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가공업계의 환심을 공략한 셈이다.

이처럼 얼핏 보기에는 최근 철근 시장의 상황이 가공업계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일부 존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철근 가공업계가 처한 실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녹록치 않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공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인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월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앞서 유예기간을 두고서 시행됐던 300인 이상 사업장과 50인~300인 미만 사업장과 달리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유예기간 없이 강행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이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철근 가공업은 인력의존도가 매우 높은 업종 중 하나다. 가뜩이나 인력난이 극심한 가운데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도입예정인 주 52시간 근무제는 채산성을 반토막 낼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현재 철근 가공업계가 처한 상황을 오로지 철근 가공업계 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스스로를 갑을병정 중 ‘정’이라고 지칭하는 가공업계지만 현장 가공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건설사와 제강사 등 관련업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결국 가공업계가 나홀로 헤쳐 나가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거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관련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민과 해법을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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