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철강재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관련 수요산업간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언론과 정부 등 모든 동원 가능한 역량을 총동원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그간 철강업체와 관련 부품 협력업체들의 뼈를 깎는 노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그저 최근 철강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재 가격이 톤당 130~140만원 수준까지 올라 건설현장과 제조현장이 멈추고 있다는 자극적인 주장이 지속되고 상황을 잘 모르는 정부와 일반인들은 철강업체에 비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실제 철강재 매점매석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를 단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단순히 일부 업체의 매점매석으로 과연 철강재 가격이 이렇게나 상승할 정도로 국내 철강 유통구조가 취약하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최근의 철강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수입 철강재 가격 급등 및 국내 유입 감소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 듯한 모습이 그저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일부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상황에 대해 나중에 저가 수입재의 국내 유입이 다시 늘고 판매가 어려워졌을 때 과연 어느 수요업체가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국내산 철강재를 구매하겠느냐며 지금 받을 수 있을 때, 수익 낼 수 있을 때 철저하게 수익 위주로 판매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은 수출만 하면 그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필수 계약 물량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국내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수요업체들도 무조건 납품단가를 낮추려 노력하기 보다는 원활한 생산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인상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상생을 실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품단가 낮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수요처는 부품의 품질개선과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납품단가를 책정하고 부품 및 원자재 공급업체는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제조원가 확보 노력으로 국내 대형 수요산업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철강업계와 수요업계가 상생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탄소제로 시대로 진입하는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도태의 쓴 맛을 경험할 수 있음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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