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철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상승세가 조금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전고점이던 지난 2008년보다 10만 원 이상 높은 유통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제강사들의 기준가격이나 일반판매가격도 평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불신의 벽도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수익성을 우선시한 나머지 수요자들과의 관계를 저버린 업체들의 민낯이 가감 없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엑스트라 차지를 받기 위해 고강도 강종을 선별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일부 제강사들을 대상으로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 철근 제강사들이 느꼈을 부담감과 유통시세를 바라보며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서는 기자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같은 철근을 판매하건만 시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분기 내내 가격이 묶여 있던 제강사 입장에서 40만 원 이상의 판매마진을 확보해 26톤 화물차 한 대당 약 1,000만 원 이상의 이윤을 남기던 유통시세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과 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당장 수익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강도 강종을 주력 생산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리라.

하지만 결과적으론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속된 말로 시황이 미쳐 날뛰고 있다곤 해도 언젠가는 꺾일 것이 분명하다. 영원할 것 같던 현시황도 길게 보면 일시적인 해프닝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순간의 이익만 내다보고 오랫동안 거래를 유지해온 거래처와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건 중후장대한 철근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의 자세가 아니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나아가 이쯤에서 ‘과연 철근 대란 속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서도 한 번쯤 되짚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사실상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향후 시장에서 드러날 일이지만 길게 본다면 시장 관계자들이 선호하게 될 업체는 ‘실리’와 ‘신의’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하는 업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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