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건 인구감소는 경제의 가장 리스크로 꼽는다.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철강재 소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하면 철강재 소비를 늘릴 수 있을까?’는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 수년간 고민해온 과제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철강협회산하 ‘강구조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호에는 강구조센터장을 맡고 있는 포스코 수요개발실 김상균전무를 만나 강구조학회가 철강재 수요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어떤 가시적 성과를 거뒀는지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수요창출, 시장개발 외에도 수입방어 활동도 활발”
국내 강구조 건축물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한국철강협회 강구조센터 김상균 회장
▲ 국내 강구조 건축물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한국철강협회 강구조센터 김상균 회장
김홍식 부사장(Q) : 강구조센터가 2002년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간에 비해 아직 대중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강구조센터는 어떤 조직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요?
김상균 회장(A) : 한국철강협회內 강구조센터는 1996년 설립된 스틸하우스클럽과 스틸 컨스트럭션클럽을 통합하여, 2002년 4월 ‘강구조센터’로 새롭게 발족되었습니다. 산하 전문기구로는 ‘건설분과’와 ‘스틸하우스분과(KOSFA, Korea Steel Framing Alliance)’를 비롯하여 2017년 건축외장재/컬러사를 중심으로 ‘강건재클럽’이 신설되었으며, 2019년에는 ‘모듈러건축위원회’를 추가로 신설하여 현재, 철강 관련 73개사가 참여하는 4개의 분과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대한 대응으로 친환경에너지강재위원회(태양광/풍력발전)를 신설할 예정이며, 급속하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고품질ᆞ고부가가치의 철강재가 국내외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강구조센터에서는 주로 철강재 수요 창출과 관련된 시장개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ᆞ연구개발ᆞ교육ᆞ홍보ᆞ부적합 수입철강재 방어 활동 등이 있으며, 무엇보다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한 법, 제도, 기준 개선 업무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 철강업계간 협력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사업 신기술을 발굴하고 있으며, 국내 철강업과 더불어 산업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Q :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계시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은 무엇입니까? 또 성과는 어떻습니까?
A : 다양한 부문에서 강구조센터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철강재 수요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한 부분입니다. 대(對)정부 활동이 수반되는 법, 제도, 기준을 개선하고자 할 때, 특정회사가 주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철강사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철강협회를 창구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철강이 건설분야에 강건재(강구조)로 사용되는 데 있어서 제대로 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엄격한 품질 기준과 부재 관리가 필요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저급한 수입재를 사용하는 건설현장이나 건축물은 더 큰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기존의 법/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구조 시장확대를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적인 기준마련을 위해 학회와 같은 전문가 단체, 해당 정부기관과 함께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구조센터는 건설과 관련한 법, 시행령, 하위 규칙을 포함하여 건축설계기준(KDS), 건설시방기준(KCS) 등 건설분야에서 철강재와 관련한 다양한 제도를 개선하였습니다.
그 사례를 들자면, 작년5월에는 국토교통부와 ‘건설기술진흥법시행령’을 개정하였는데, 기존3개였던 건설용 강재 품질관리 품목(철근, H형강, 두께 6㎜이상의 강판)을 10개(기존 3개 품목, 구조용 I형강, 구조용ᆞ기초용 강관, 고장력 볼트, 용접봉, PC강선, PC강연선 및 PC강봉) 항목으로 확대하는 법안 개정을 통해 건축 구조재 및 접합 부재의 품질관리를 강화하여 건축물 재난방지를 높이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올해 3월에 시행된 건축물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에 적용되는 강판에 대한 두께(0.5㎜이상, 아연도금량 180g/m2이상), 강종 추가(합금도금강판 PosMAC 등 3종)를 통하여 마감재료의 품질을 높이고, 나아가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고품질의 컬러강판재가 건축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강구조센터가 추진하고자 하는 제도 및 기준 개선을 위한 대정부 활동으로는 건설용 주요자재 원산지표기 및 강구조 내화기준 (내화사양 설계법  성능설계법) 개선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구조 건축물 우리는 초보 단계… 그만큼 미래 밝다”

Q : 과거 스틸하우스에서 최근에는 모듈러 주택까지 강구조물의 보급 확대가 크게 가시화 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 등 해외 사례와 국내 강구조 시장을 비교해 주시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A : 우선, 스틸하우스와 모듈러가 국내에 적용되기 시작한 역사가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스틸하우스는 ‘96년 포항에 시공된 모델하우스, 모듈러는 2003년 서울시 양천구 신기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증축공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통상적으로 건축 방식은 ‘철근콘크리트’가 익숙한 공법이기 때문에, 아직도 스틸하우스나 모듈러에 대한 인지도 확대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조적 안전성을 높이고, 경량화된 고강도의 제품을 개발해 다른 공법 대비 우수성을 높여 나간다면 그 경쟁력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 봅니다.
일본의 경우, 스틸하우스가 목조주택과 더불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시장은 100만호에 가까운 단독주택 시장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연간 6만호 수준이며, 무엇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일본과 공동주택 (APT)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건축문화 및 인식의 차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스틸하우스가 크게 확대(2,000호/년)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지진이 잦은 일본의 지리적 여건상 내진구조에 유리한 스틸하우스와 스틸 모듈러주택이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일본의 모듈러주택은 공장자동화를 기반으로 제작 공급되기 때문에 스마트건축, 고급화 주택이라는 이미지로 목조주택보다 1.5배 이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복합구조 상가 (R.C조 + 스틸하우스조)
▲ 복합구조 상가 (R.C조 + 스틸하우스조)
강구조센터에서는 스틸하우스(KOSFA)나 모듈러(모듈러건축위원회) 공법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계자인 건축사 또는 구조기술사를 대상으로 철강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 및 세미나를 실시하고, 주택 시공을 고민하고 있는 건축주들을 대상으로 스틸하우스를 직접 시공하는 집합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축박람회 같은 전시회 참여를 통해 스틸하우스나 모듈러 Mock-up모델을 전시 한다든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련 서적을 출판하여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관련분야의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 업계간 네트워킹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틸하우스의 경우 이전의 주요 시장이었던 전원주택 형태의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도심 협소주택. 복합구조 상가, 학교, 타운하우스 등 그 시공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 있습니다.
타운하우스 (스틸하우스조)
▲ 타운하우스 (스틸하우스조)
국내 모듈러건축은 포스코가 기술 도입을 주도하여 보급하였지만, 제작상의 품질 미흡 및 수주물량 부족 등의 이유로 시장확대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다 2017년 평창올림픽 기자단 숙소 공급을 기점으로 발주처의 인식이 전환되었고, 현재는 LH, SH의 임대용 공공주택 및 노후화 학교 리모델링을 위한 임시교사 등의 신규 모듈러 물량들이 발주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형 건설사들의 모듈러 사업 진출에 따른 민간대형발주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포스코와 강구조센터 모듈러건축위원회는 시범건립을 통한 기술검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용도별 모듈의 표준화, 친환경건축물 인증, 가격경쟁력 향상 등에 협력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모듈러 건축 적용사례. 사진 좌로부터 평창올림픽 숙소, 건기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광양 포스코 직원기숙사
▲ 모듈러 건축 적용사례. 사진 좌로부터 평창올림픽 숙소, 건기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광양 포스코 직원기숙사


“산학연 협업시스템뿐만 아니라 소비자 대상 다양한 행사 통해 철에 대한 친밀감 확대 노력”

Q : 강구조 수요확대를 위해서는 세심한 부분, 가령 내외장재 같은 마감재의 경우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현재 강구조센터에서는 수요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A : 마감재의 경우 우리가 눈으로 쉽게 접하고, 건축물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직접 해당 제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철이 가지고 있는 딱딱한 이미지보다 안전하면서 다양한 디자인 구현도 가능하다는 지속가능성을 보여주고, 고급스럽고 친근한 마감재를 통해 누구나 철강 소재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구조센터에서는 (사)여성소비자연합 등 주로 주부가 회원으로 소속해 있는 전국 단위 시민단체와 함께 프리미엄 강건재 전시 및 세미나, 철강안전교육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재로 된 프리미엄 마감재를 직접 만져보고, 해당 제품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또한, 협회에 가입된 회원사를 통해서 건설현장에 프리미엄 강재들이 시범적용 될 수 있도록 업계에 솔루션을 지원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편, 회원사인 포스코건설에서는, 작년 8월부터 서울시 강남에 위치한 주거문화 전시관 ‘더샵 갤러리’에서는 대리석, 화강암, 원목, 패브릭 형상을 갖춘 프리미엄 강판 제품을 마감재로 시공하여 방문객들로 하여금 철강 소재의 우수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 관심 있으신 분들의 방문을 추천 드립니다.
더샵 갤러리, 포스코건설 제공
▲ 더샵 갤러리, 포스코건설 제공


“포스코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노빌트 브랜드 전략”

Q : 센터장님은 포스코에서도 강건재마케팅실을 이끌면서 ‘이노빌트’라는 브랜드 아래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노력이 수요가에게 어필이 됐다고 보십니까?
A :
먼저 수요가의 범위를 되짚었습니다. 이노빌트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수요가의 범위를 철강 제품을 거래하는 B2B 범위에서 더 확장 해 실제 소비자도 아울렀습니다. 우리의 수요가에게 어필했던 점은 크게 세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는 프리미엄 철강제품이라는 인식 전환, 둘째는 상생이며, 셋째는 강건한 생태계 구축입니다.
철강제품은 단순히 보면 상당히 산업적이고, 전문적이며 강합니다. 저는 우리 스스로가 알고 있는 철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품질이면서도 앞서가고, 세련된 아이템이 되길 원했습니다. INNOVILT로 인증한 제품을 보면 단순히 건축구조뿐 아니라 인테리어 자재까지 여러 분야를 포함합니다. 포스코 하면 떠오르는 단단한 철의 이미지를 내 집에도 있는 멋진 인테리어 자재로 들여오는 수준까지 온 겁니다. 제작단계부터 철강재로 만든 제품은 고급스럽다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자연스레 최종 소비자도 철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꿔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이 인식변화를 유도했다고 봅니다.
또한 상생의 관점에서 우리 수요가들이 이 단어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철강제품이 잘 팔리려면 우리 제품을 쓰고 만드는 사람이 잘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제작사들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이 때문에 기회를 얻는 과정이 험난합니다. 그래서 포스코의 철을 써서 만든 제품을 INNOVILT로 부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여해 이끌고 있습니다. 이분들과 행사나 전시회도 함께 하고, 업계 관계자들도 한데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습니다. 서로의 니즈(Needs)와 고민을 나누고 해결하는 것이죠. 우리가 가진 인프라와 기업 이미지를 활용해 함께 하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INNOVILT 플랫폼을 통해 고품질 강건재가 건설산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이러한 선순환 과정을 통해 강건재 생태계가 바람직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객사를 지원한다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온 노력들이 수요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기회를 발굴해 우리 수요가들이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겁니다.

“안전 환경 주52시간 근무제 등 사회 변화에 대비한 고내식, 고강도 고경량화 소재 개발 및 적용 노력 강화할 터”

Q : 향후 강구조물은 어떻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또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A : 강구조물의 건축은 초고층화, 교량은 장스팬화, 도심은 스마트그린 도시로 변모할 것입니다. 특히 강구조 건축물은 지금과 같이 건축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구조 안전을 책임지고 나아가, 프리미엄 컬러강판과 같은 고급화/친환경 마감재로 소비자에게 주거의 가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에 따라 소재의 경량화ᆞ고내식화ᆞ고강도화를 포함하여 철강재를 활용한 다양한 공법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건설현장 기술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주52시간제 시행 등 사회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공장 제작 및 현장 설치 형태로 시공되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공법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한 건설현장에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해나갈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핵심 키워드인 ESG차원에서도 환경 이슈가 더욱 증가하는 만큼,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친환경 에너지 강재분야의 위원회를 신설하고, 태양광ᆞ풍력발전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고내식ᆞ고강도 강재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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