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가 폐지된 아주베스틸㈜이 파산을 앞둔 상황에서 노사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이사(관리인) 박유덕 사장이 채권자 및 종업원의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이 “박 사장이 배임과 횡령을 통해 아주베스틸의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고발하고 나섰다.

박유덕 사장은 1996년 2월 아주베스틸을 설립해 2015년 10월 22일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2015년 10월 23일 대구지방법원의 결정으로 아주베스틸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회생정차 폐지 이후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주베스틸에는 노조가 설립되지 않았다.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회사에 남아있는 직원들은 뜻을 모아 사측의 배임과 횡령 문제를 지적하며, 직원들의 퇴직 복지를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사이언스, 자금 횡령 위한 강관유통사?

직원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박 사장은 수출 부진 등으로 사세가 기울던 지난 2015년 4월, 아주베스틸의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S씨를 대표로 세워 그린사이언스㈜를 설립했다. 그린사이언스는 1인만 재직하고 있는 회사다.

최근 아주베스틸의 수출팀은 동종업계 H사로부터 일본 수출용 백관 300톤의 판매 의뢰를 받았다. 당시 의뢰 가격은 톤당 약 92만원이었다. 박유덕 사장은 그린사이언스를 통해 H사에 백관을 판매하라고 지시했고, 아주베스틸은 그린사이언스에 톤당 52만원에 제품을 넘겼다.

이를 통해 그린사이언스는 저가로 매입한 백관을 정가에 판매하여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 2,931만 4,808원에 해당하는 매출이익을 편취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그린사이언스는 매입대금 1억 5,949만 6,480원을 아주베스틸에 지급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총 2억 8,881만 1,288원을 횡령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주베스틸은 그린사이언스에 흑관 553톤을 고철 가격인 톤당 18만원에 판매했고, 추후 이를 다시 톤당 60만원에 재매입해 톤당 42만원의 차익을 그린사이언스에 안겨주었다고 직원들은 고발했다. 금액은 2억여원에 이른다.

대경파이프㈜, 비케이산업㈜, 동원스틸㈜ 등 소사장 회사 통한 횡령

아주베스틸의 관계사인 소사장 기업으로 대경파이프㈜, 비케이산업㈜, 동원스틸㈜ 등이 있다. 각각 아주베스틸 영업부 직원 J씨, C씨, N씨가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으며, 각각 1인만 등록되어 있는 페이퍼컴퍼니로 파악되고 있다.

직원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 5월, 상기 3개사를 제외한 아주베스틸의 백관 평균 판매 단가는 톤당 약 85만원이었다. 하지만 3개사향 평균 판매 단가는 톤당 52만원이었다. 톤당 33만원 가량의 손해를 보면서 판매를 강행한 것이다.

시세 차익을 통해 얻은 판매 이익은 고스란히 3개사로 분산됐다. 또한 “3개사 모두 매입 대금을 아주베스틸에 입금하지 않은 상태로, 총 횡령 금액은 4억 7천여만원에 이른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가족 위장 취업 사실까지 드러나

이 외에도 올해 1월에 설립되어 박유덕 사장의 친인척 C씨가 운영하는 부산시 소재의 1인 기업 주식회사 L사가 있다. 이 회사의 실무는 “아주베스틸 영남영업소의 직원이 수행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아주베스틸이 L사로부터 받을 매출 채권으로 14억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주베스틸과 자회사인 강관코팅사 아주그린㈜에 친인척들을 위장 취업시켜 지난 수년간 총 4억 7천여만원의 부당 임금을 취한 사실도 직원들의 고발을 통해 드러났다.


위와 같이 아주베스틸에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해왔다. 특히 법원의 관리 하에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위와 같은 배임, 횡령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잔류 직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진짜 문제는 채권자들의 부동의로 회생절차가 폐지되어 사실상 기업이 파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자가 채권자 및 종업원들의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회사 직원 일동이 합의하여 회사의 현재 상황에 대해 알리고자 위와 같은 내용을 스틸데일리에 고발했다.

현재 경영진은 직장폐쇄를 선언했고, 아직 시행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곧 탄원서를 검찰 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원한다"고 전했다.

아주베스틸이라는 강관사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사 양측과 채권자 사이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길고 긴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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