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은 혼란에 빠졌다. 기준가 하락을 예상하던 유통시장에 ‘가격 동결’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현대제철이 기준가 협상에서 이탈을 선언한 27일에도 철근 유통가는 소폭하락했다. 철근은 톤당 70만 원에 거래됐다. 실질적인 거래는 없었지만 69만 5,000 원의 호가도 오갔다. 가격이 더 떨어져 70만 원의 ‘저지선’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현대제철은 철근 기준가 협상에서 이탈하면서 현재와 같은 가격인 톤당 74만 원의 가격을 통보했다. 철 스크랩 가격과 연동했을 때 기준가는 1만 4,000 원 가량의 인하 요인이 있어 기준가 하락을 예상했던 유통업체들은 제시된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다.

현대건설과의 거래량이 많은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할인 폐지를 비롯해 가격을 방어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현재의 유통가격에서 현대제철이 강경하게 고마감 정책을 유지하면 유통업체들의 손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과 건자회의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어 시장에 기준 가격이 이중으로 형성될 수도 있단 우려도 나타났다. 동국제강과 건자회가 현대제철의 결정과 상관없이 협상을 지속하면 시장엔 두 개의 기준가가 발생한다.

또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단 동국제강에서 가공철근의 가격을 보류하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상황의 변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상황이 빨리 수습되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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