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중국 재정부는 146개 철강제품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환급 취소에 대한 움직임은 1월 말부터 꾸준했다. 당시에는 제품별로 기존 환급률을 13%에서 9%나 4%로 줄이고 일부 제품만 0%까지 하향 조정할 것이란 예상이 유력했다.

다만 재정부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공표에 따르면 수출증치세 환급률 조정 대상 제품은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상 환급 혜택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협폭강대류,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여타금속도금강판, 컬러강판, 스테인리스강 판재류, 탄소강·스테인리스강 강관 등이 주요 환급 취소 대상이다. 열연이나 철근, 선재, 봉형강 등은 일반탄소강보다 합금강이나 스테인리스강 쪽이 환급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제품군은 첨부파일 참조 가능하다. 수출증치세 환급 취소는 5월 1일부터 유효하다. 보다 정확하게는 수출화물의 수출통관신고(선적)표에 명시된 수출일자시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와는 별개로 국무부는 5월 1일부로 일부 페로크롬, 철스크랩, 반제품류의 수입잠정관세를 0%으로, 페로실리콘의 수출잠정관세를 0%으로 각각 축소한 반면 선철 수출잠정관세는 10%에서 15%로, 페로크롬 수출잠정관세는 15%에서 20%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첨부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탄소배출 저감 차원에서 중국 정부가 철강 감산을 추진했음에도 철강 생산 증가세와 철광석 수입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기 때문에 철강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철강 원재료 수입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국내 생산활동을 압박하고 에너지소비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철강협회(CISA) 추정치에 따르면 주요 회원사의 4월 중순 조강생산량은 일일 304만 5,000톤으로 4월 초보다 4%,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국 조강 생산량은 9,400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1% 급증했으며 사상 두번째로 많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랏츠(Platts) 중국 FE62% 철광석 수입가격은 4월 27일 톤(dmt)당 193.87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고 28일에도 톤당 190.45달러를 기록하며 고점을 유지했다.

2021년 3월 중국의 강재 수출량은 754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4%, 1분기 수출량은 1,768만 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각각 증가했다. 3월 강재 수입량은 132만 2,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1분기 수입량은 371만 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각각 증가했다.

중국 자오강왕(找钢网)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출강재 가운데 환급이 결정된 강재가 75.7%, 보류 중인 강재가 24.3%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중국의 강재 수출량은 5,367만 톤으로 열연과 선재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냉연·도금강 제품의 경우 강판류는 취소했으나 코일류는 종전 13%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취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냉연·도금강 제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일부 제품만 조정을 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수출증치세 환급 취소 제품 가운데 스테인리스강 제품이 유독 많다는 점에 대해 중국산 스테인리스강 제품에 AD관세를 부과하거나 부과하려는 한국, 인도, EU등의 국가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철강재 가격 상승 불가피···중국 내수 가격은 하락압력 커질 듯

중국 현지에서는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편인 열연, 컬러강판 수출은 단기적인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뚜렷한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후판, 철근 포함 봉강, 선재, 스테인리스강 제품의 수출도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형강, 용접강관, 무게목강관의 경우 단기적으로 2/3까지 수출량이 줄어들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수출환급 취소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국무원이 일부 반제품의 수출잠정관세를 0%로 하향 조정한 덕분에 비ASEAN 국가들의 중국향 수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번 수출증치세 환급 취소 발표로 중국 내에서는 강재 가격 하락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5월 1일~5월 5일을 전후로 한 노동절 연휴에 수요업계 활동은 주춤하는 반면 고로 가동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상황까지 감안하면 연휴 이후 단기 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체들의 탄소강 오퍼 가격은 이미 수출증치세 환급 조정분이 상당 정도 선반영됐기에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현 시황을 고려한다면 열연 기준으로 톤당 20~30달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한국 철강사들이 최근 철광석 가격의 고공행진과 함께 이번 소식을 명분으로 가격 추가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수요가의 거센 반발·저항감이 가격 인상의 최대 압박요인이겠으나 대체 방안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한편 한국 철근업계의 경우 수입산 철근 중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산 철근 수입이 향후에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뚜렷한 대안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에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들어 건설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제강사의 생산량만으로 단기간 내에 수급의 안정화를 이루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철근 유통시세 상승은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가격 상승 속도도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H형강업계의 경우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 2015년부터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외에 베트남, 바레인, 일본,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대안국가가 존재한다.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 중국산 형강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줄어들면서 되레 국내 수출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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